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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work

2018.5.23 수낮

옛날에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풀려가지 않을 때, 남편이랑 일을 같이 한다면 어떨까 상상을 해본적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일을 같이하면 뭔가 다 배려해주고 행복할것 같지만, 살짝만 상상해봐도 내 직장동료의 위치에 그 사람을 가져다놓으면.. ‘음…(?) 그렇구나… 다시 이 사람들이랑 잘 해보자.’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은 집에 돌아와서 내 옆에, 내 편을 들어줄 때가 제일이다!

그러다가 남편이 직장동료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집안일을 같이 처리해야할 때이다. 그래서 신혼 때 집안일 분담을 잘 해놔야한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 우리가 서로 독자적인 삶을 유지할 때에는 그럭저럭 굴러갔지만, 미국에 와서 상호매우의존적인 관계가 되다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처리를 둘의 의논을 통해서 해야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둘이 너무나 다른 사람인 거다. 일단, 남편은 융통성있게 그때그때 일을 처리하는 P형 인간이라면, 나는 철저한 계획하에 순서대로 일을 진행하는 J형 인간이다. 나는 딱 마음이 정해질 때까지 도통 말을 하지 않으니 남편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턱이 없었고~ 내가 갑자기 마구마구 이걸해야한다, 저걸해야한다 말하다보면 남편은 당황해서 마음 속에 꾹꾹 눌러놓다가 내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투정을 했다.

내가 꼭 이사를 가고 싶다고 해서, 우리는 이사를 하게되었다.
그래서 상상과는 다른 셀프서비스(?)삶이 시작되었는데.. 영어도 미숙하고 문화도 다르니까 모르고 저지르는 실수가 펑펑 터지는데 너무 어려웠다. 이사 첫날, 둘이 하루 종일 같이 붙어서 일처리를 하며 돌아다니다가 집에 와서 뻗고는.. 그 다음 날은 따로 둘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처리하도록 하였다. 그러니까 훨씬 살만한 것 같다.
여기 오고는 아무래도 내가 남편한테 의존하는 일이 많다보니 내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서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다. 어서 나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둘이 하나의 바퀴를 굴리는 게 아니라, 각자 바퀴를 잘 굴려서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teamwork가 발휘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하루는 다투고, 하루는 다독이는 그런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