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차곡차곡 요리

포크촙, 참치 파스타베이크 그리고 리솔

영국의 소울푸드

여기에 와서 외식을 하면 그냥 고기를 구워서 소스를 뿌리고, 야채와 곁들여내는 음식인것 같아서
요리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몇번 음식을 만들어보고 레시피도 참고하다보니 이곳에서는 대략 고기+감자+치즈+양파가 잘 어우러져서 소울을 불러오는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직접 만들어내는 소스도 한 몫을 하는것 같다.

한동안 레시피 페이지가 뜸 했는데, 요리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인것 같기도하다. 요즘은 재료를 침착하게 준비하고, 정성을 담아 요리하면 대략 맛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편해지기는 하였다. 그러나 좀처럼 요리를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ㅎㅎ. 그래도 꾸준히 요리 인증샷은 찍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모아모아 한 번 써보는 영국요리 편이다. 

작가 펭귄의 영국생활을 그린 웹툰을 정주행하면서 타국 생활에 따라 붙는 쓸쓸함을 달래고 있었는데, 영국 요리에 관한 책(모락모락 펭귄의 부엌, 애니북스)이 출간된 것을 보고 아무래도 식재료가 비슷하기 때문에 더 유용하지 않을까 하고 책을 구해서 따라해보게 되었다.

1. 포크촙

미국 마트에 가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포크촙인데, 돼지고기를 촙촙 잘라서 구워 먹기 좋게 해두었다. 포크촙을 사다가 재주있게 요리를 해내면 포크촙 요리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기 때리는 망치를 사서 포크촙을 두드려 밀가루->계란>빵가루 순서로 묻혀 돈까스를 만들어 먹고 있다. 모락모락 펭귄의 부엌 레시피에서는 머스타드 소스를 활용한 포크찹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거 만든다고 그릴용 후라이팬도 샀다는~ 그릴용 후라이팬은 사고보니 굉장히 유용했다. 울룩불룩 올라온 표면 때문에 고기가 멋있게 익고, 또 그 사이 움푹 패인 곳으로는 기름이 빠지기 때문에 고기 굽기가 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울이 만들어지는 부분은 여기다!! 후라이팬에서 다 익은 고기를 꺼내면 고기 기름이 남는데 거기에 소스 재료를 넣고(레시피에서는 사과주, 머스타드, 더블 크림 등을 넣었다는) 졸여서 소스를 만든다. 점점 더 식재료를 이해하게 되어 나만의 맛난 소스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올까? 감자와 집에 남은 야채를 곁들인다. 

2. 참치 파스타 베이크

참치 통조림과 파스타, 크림소스(버터, 밀가루, 우유), 감자칩, 스위트콘 통조림 같은 집에 상시 있는 재료를 활용하여, 손님 접대도 가능한 근사한 요리가 되는 참치 파스타 베이크 레시피도 있다. 파스타는 장보기 싫은데 끼니를 때워야할 때 적절하다. 집에 파스타를 괜히 종류별로 사놓고~ 파스타 소스 한 병과 냉동 새우, 마늘만 상시 준비해두고 있다면 한 끼 든든하게는 자신있다! ㅋㅋ 어쨌든 이 요리는 맛보장 식재료 참치와 스위트콘을 크림소스와 버무려 오븐용 그릇에 넣고, 이 레시피의 가장 특별한 점인 감자칩을 뿌려 오븐에 구워내는 요리다. 난 이 요리가 초보자에게 적절한 이유를 알고 있다. 맛있는 재료만 골라 버무려서 실패할 수가 없고(버무리는 요리들이 대체로 쉽다ㅎㅎ)~ 또 이미 파스타를 삶아서 오븐에 또 굽기 때문에 덜 익을 염려가 없다. 냠냠 쩝쩝.     

3. 리솔

이 요리는 좀 징징대면서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할로윈이라고 특별한 날이라고 야심차게 만들었는데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다. 그치만 소울있는 푸드 맞음. 왜냐하면 양파, 마늘과 같이 익힌 다진 소고기+으깬 감자를 동그랗게 빚어 밀가루 묻혀 구워내는 요리니까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영국에서는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여 전통요리처럼 되는데, 케찹도 괜찮다고 해서 케찹이랑 먹었다. 감자 익혀 으깨놓고 한숨 돌리고, 큼직하게 볼 만들어 놓고 한숨돌리고, 또 안 타게 정성껏 구우면서 익을 때가지 인내하고 그랬다. ㅎㅎ 다시 한 번 만들게 되는 날이 과연 올까?  다진 소고기~ 다진 돼지고기도 미국 마트에 잘 팔아서 이런 볼?이나 전 계열의 음식을 시도해보기에 좋다. 끝. 

 

*당연히 구체적인 레시피는 책 모락모락 펭귄의 부엌을 참고하세요.

*레시피 페이지는 ‘주관적 레시피의 보완 및 맛내기 능력 향상’을 위해 세세한 부분에 대한 코멘트와 또 다른 요리 Tip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꽈리고추 멸치볶음과 무말랭이 진미채무침

오 나의 첫번째 밑반찬

엄마는 손님이 오시면 밑반찬을 만들어 나눠 먹고 손님들에게 싸주기도 하셨는데 ‘다른 맛있는 것도 많은데 반찬을 왜 또 할까?’ 생각했다. 또 내가 신혼집에서 반찬 안 만들어 먹고 살때, 엄마가 열심히 밑반찬을 만들어다가 냉장고에 쟁여놓으시면 ‘집에서 밥 잘 안 먹어서 자꾸 남는데 왜 힘들게 여기까지 싸서 들고오나?’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우리집에 손님이 온다고 하니, 다들 고기 먹으러 오는 거지만~ 사람이 많으니 밑반찬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후 몇일 째 요리 안하고~ 남은 밑반찬에 흰밥으로 끼니를 잘 때우고 있다는 ㅋㅋ

수미네 반찬에서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그렇게 집밥을 먹이고 싶어하는 수미 선생님의 마음을 보면서~ 밑반찬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밑반찬은 비록 풍족할 때는 소중함을 모르지만, 그것을 구할 수 없는 곳에 오면 집밥 먹던 일상을 소환시켜오는 ‘그냥 식탁에 있어줄래? 그것 만으로도 난 마음이 안정돼’ 메뉴인것 같다.
만드는 사람에게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단짠으로 맛을 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식사의 기본을 챙겨줄 목적으로, 그렇지만 먹는 사람에게는 치킨보다는 땡기지 않는 냉장고 속 반찬으로~ 이 서로 다른 기대는 어느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역시 또 수미네 반찬을 통해서 ‘간장(짠)+매실액,설탕(단)+다진마늘,다진파(한국느낌)+깨소금,참기름(고소고소)’을 바탕으로 버무리면 거의 맛이 나온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맛을 낼 수 있다는 믿음 + 레시피를 통해 조리방법에 대한 느낌 탑재 + 냉장고의 재료를 없애는 신나는 기분으로 밑반찬을 만들었다. 이번에 집앞 마트에서 꽈리고추와 비슷하게 생긴 멕시코 고추가 들어와서 그거랑, 어머님이 한국에서 가져다주신 무말랭이와 멸치(소중 재료), 무말랭이는 진미채랑 같이 무치면 맛있다는 팁으로 밑반찬 두 개 만들기에 도전!

1. 꽈리고추 멸치볶음
‘수미네 반찬 꽈리고추 멸치볶음’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했다. 멸치를 올리브유에 볶아서 고소하게 만든후 냄비에 배율을 맞춘 간장설탕물을 넣고 멸치 넣고 깨끗이 손질한 꽈리고추 얹어서 꽈리고추가 폭삭 익을 때까지 익힌다. 멸치가 간장물에 넘 푹빠져있어서 굉장히 짠 멸치가 되어버렸다.ㅜㅜ 물을 더 넣고 소생시켜보려고 했지만 안되어서~ 그냥 한 입만 먹어보는 밑반찬이 되기로함 ㅋㅋㅋ 많은 양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2. 무말랭이 진미채 무침
‘무말랭이 진미채’로 검색해서 나오는 레시피를 따라했다. 무말랭이를 뜨거운 물에 넣었더니 금방 먹기 좋게 뿔었다. 무말랭이만 간을 먼저 해주는게 좋다고 해서 간장물에 무말랭이를 담가놓고 무칠 양념을 만든다. 빨간 무침이므로 고추장, 고추가루, 매실액, 다진파, 다진마늘, 간장 등이 들어가는 양념장에 뿔은 간베인 무말랭이와 먹기 좋게 뜯은 진미채를 넣고 막 무친다. 무치면서 맛을 보는데 뭔가 오묘하다. 그래서 참기름을 넣었더니 맛이 뙇하고 좋아졌다.

밑반찬을 만들면서 어떤 생각으로 이게 만들어졌는지 자꾸 설명한다.(이 재료는 어디에서 왔고, 이 레시피는 어디에서 왔고, 내가 지금 이걸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관심없는 사람은 귓등으로 듣지만 내 만족을 위해서 말한다(나는 지금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 그리고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ㅋㅋㅋ 그리고 반찬이 망할 수도 있으니 맛만 볼 수 있는 정도, 만약 잘되면 부족해서 또 생각날만큼의 양만 만든다(이거 먹는 기회가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냐). 그리고 중간 중간 만들면서 맛을 보여서 먹는 사람과 맛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도록 한다. 뭐가 부족한지 무엇때문에 이 맛이 나는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미를 준다. 밑반찬을 조금씩 김치와 같이 한 접시에 플레이팅 해서 뭔가 차린것 같은 느낌을 준다(우와~ 하면서 맛없어도 맛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림). 그리고 밑반찬 만드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맛있게 안 먹으면 속상한데~ 그런 표정을 보낸다.ㅎㅎㅎ
완벽한 반찬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었다. 또 재밌는 재료와 재밌는 조합을 발견한다면 만들어볼게! 다음 번에는 더 맛있을 거야.

*레시피 페이지는 ‘주관적 레시피의 보완 및 맛내기 능력 향상’을 위해 세세한 부분에 대한 코멘트와 또 다른 요리 Tip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여름 김치

샐러드와 김치의 관계

수미네 반찬을 여전히 애청하고 있는 가운데, 5회 여름 김치편 레시피에서 영감을 받아 김치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정통 김치는 아니지만 싱싱한 채소와 맛 좋은 재료들이 버무려진 간이 김치 같은 개념으로다가~

엄마는 풀이 많이 나는 계절이 되면 어디서 얻어온 풀(상추, 깻잎, 두릅, 돗나물, 달래)들로 뚝딱 뚝딱 풀반찬 만들어줬는데, 마치 그 느낌은 땅이 나에게 준 채소를 부지런하게 밭에서 얻어다가 식량으로 만들어내는 그런 보람차고 자연과 하나되는 느낌이었다. (노동은 엄마가 하고 건강한 느낌은 내가 누리는) 의외로 쉽게 미국에서도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는데~ 그게 바로 샐러드였다. 케일이나 양배추를 깨끗이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뜯고 (채소 가격이 싸서 밭에서 무상으로 따온 느낌인 건 덤) 드레싱을 뿌려 먹으면 된다. 샐러드 드레싱 레시피도 몇 번 따라해봤는데~ 올리브오일과 식초를 기본으로 하는 드레싱을 뿌려놓고 채소가 marinate(숙성)되는 시간만 기다리면 정말 근사한 샐러드가 완성되었다. 엄마가 채소 캐서 참기름이랑 식초랑 고추가루, 깨소금 넣는 거랑 뭐 마찬가지 마음 상태로 만들어지는것 같다. 올리브유 듬뿍~ 식초(비니거라는 있어보이는 이름)도 넣고, 소금도 톡톡톡, 마늘 다진거랑 사워 크림 버무렸더니~ 야생의 채소들이 드레싱을 뒤집어 엎고 얌전해지는 느낌이다. 두 번의 샐러드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나는 샐러드 만들듯 여름김치를 만들면~ 결국 여름김치도 맛있어질 거라는 생각으로 김치 만들기를 시작해보았다는!

수미네 반찬 여름김치 중 열무김치 레시피를 참고한 창의 김치다.
일단 주재료는 열무 같아 보이는 배추와 부추인데~ 미국 마트에서는 찾기 어렵고 한인마트에서 샀으나, 또 한국에서는 본 적없는 비주얼과 식감이다(조금 더 억센 느낌).

1. 열무의 역할을 하기로 한 배추를 깨끗이 씻어 굵은 소금으로 절였다(넘나 쌩쌩한 배추가 풀이 좀 죽을 때까지~). 근데 여기까지 하고 나니까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었다. 배추잎 하나하나 깨끗이 손질하는게 젤 힘든 듯하다. 절인 후 굵은 소금도 어찌해야할지 몰라 배추잎 한장 한장 들고 털어냈다.ㅋㅋ

2. 이제 양념? 김치 속?을 만드는데 김수미 선생님은 육젓을 즐겨쓰신다. 오동통하다고 하는데~ 나중에 한국 가면 육젓 사고싶다(괜한 식재료 욕심). 한인마트에서도 새우젓을 팔기는 하는데~ 어디에서 온 새우젓인지 상상하기 어려우므로 난 그냥 미국 마트에서 파는 피시 소스(fish sauce)를 젓갈 대신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냄새를 맡아보면 감칠감칠 꿈꿈한 냄새가 나는데~ 아마도 생선을 기초로 만든 감칠맛 내는 소스로 추정된다(맛 내고 싶을 때 아무때나 쓰고 있음). 다른 소스류에 비해 꽤 가격이 있고 양이 적은 편이라 적당히 아껴넣었다.

3. 물고추, 마늘, 생강, 쪽파, 부추가 김치 속으로 들어가는데… 물고추를 만들 수가 없었다. 여기서 고추 찾기는 아직 진행중인데, 한국만큼 다양한 고추가 있지 않다. 가까운 마트에는 할라피뇨 계열의 고추들과 파프리카나 피망 계열로 보이는 고추들이 주로 있는데, 한국의 고추와 어떻게 대체해서 사용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한국 음식은 청고추~ 홍고추~ 청양고추~가 중요한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어떻게 따라가야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미국 마트에서 고추같이 생긴애들은 조금씩 다 골라서 사놨었는데~ 물고추를 못만들겠으니… 그냥 가지고 있는 고추를 다 잘게 썰어서 물에 담근 고추+물을 사용했다.ㅋㅋㅋ 그리고 김수미 선생님은 마늘과 생강을 정말 아낌없이 사용하지만, 여전히 여기는 마늘과 생강이 귀하기에~ 나는 내가 넣어도 안 아까운만큼의 양을 넣었다. 쪽파 없어서 부추만 썰어 팍팍 넣고 속을 만들었다.

4. 그 다음 멸치액젓, 고추가루, 찹쌀풀, 물, 사이다가 들어가는데… 고추가루 넣고~ 찹쌀풀은 감자전분 봉투 뜯어놓은게 있어서 감자전분을 물에 타서 만들었다. 그리고 사이다 대신 집에 있는 탄산수 후루룩 넣고. 뭔가 넣으라고 하는 거 하나도 안 넣었지만 기본 아이디어? 철학? 같은 거를 따라가려고 하는 창의 김치가 탄생 중이다. 마지막으로 설탕 조금 넣어가며 열무랑 버무리는 건데 매실 엑기스 넣고 조심 조심 버무렸다. 김치 버무릴 때 기분이 너무 좋다. 모든 재료가 만나 어우러지는 느낌~ 뭔가 1+1인데 제3의 새로운 것이 탄생될것 같은 그런 느낌이 좋다. 너무 신난 나머지 버무리는 거 사진 찍으라고 시켜놓고 ㅋㅋ 이제 김치를 통에 담는다. 하루 밖에다 내어놓고 3일 정도 있다가 먹는다. 샐러드는 샐러드인데 심지어 날이 갈 수록 맛이 있어지는 샐러드가 냉장고 안에 있다니! 넘나 마음이 뿌듯하다.

결과물은 만족스럽다! 완전 김치 느낌은 아니지만~ 샐러드 같은 상큼함에 김치를 먹고 있다는 느낌적 느낌을 준다. 맛도 맛있다~! 이거 다 먹으면, 또 배추 닮은 채소를 사다가 샐러드처럼 김치를 버무려 먹어야지. 김치 안 사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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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비찜

내 마음을 들었다놨다 소갈비찜

요즘 수미네 반찬을 열심히 보면서 요리의 느낌을 배우는 중이다.
젓갈, 해산물, 제철 채소, 조미료 등이 부족해서 똑같은 것을 따라만들 수는 없지만
요리의 순서, 식재료를 다루는 방식 이런게 도움이 되게 많이된다.

그러던 와중에 마트에서 만난 맛있게 생긴 소갈비 4쪽을 8달러에 사서 갈비찜을 해보기로 했다.
아직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요리라기 보다는 실험 수준이어서 과감한 양은 시도하지 못하고
망해도 안 아까울만큼~ 한끼 겨우 맛있게 먹을만큼의 2인 식사를 준비한다.(그래도 한끼 맛있게 먹고, 다음 날 간단하게 또 먹을 만큼 양이 나온다.)

등갈비 김치찜이랑 요리방식이 비슷한것 같으면서도 어려워보여서 시작부터 마음이 부담스러웠다.
김수미 선생님 하는 거를 보니까, 모든 식재료의 잡내 제거를 열심히 하시더라. 청주 넣고 살짝 데치거나, 생강과 마늘로~
여기에서는 아직 생강을 못찾았다. 마늘도 TV 프로그램에서 처럼 과감하게 투여할만큼 있지 않다.
(깨소금, 고추가루, 된장, 고추장, 다진 마늘~ 여기서는 다 귀중한 식재료인데 과감하게 팍팍~~ 넣더라는) 어쨌든 그래서 나는 작은 양을 소소하게 요리하는 노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소갈비를 물에 담가 피빼고 잔여물 빼서 안심(安心) 1회, 물에 남은 와인 넣고 소갈비를 살짝 데쳐서 안심 2회! 그리고 중간 중간 후추 뿌리기~ 이게 내가 여기에서 주로 사용하는 잡내 제거 방법이다.

그동안 냉장고에서 남은 야채들을 다 꺼내본다.
어느날 베이컨+미트볼+통조림콩+볶음 야채로 맛있게 서양식 점심을 먹고난 후에 이게 참 편한데~ 이렇게 계속 살면 건강이 나빠지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건강 식단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중인데, 내가 반찬을 따로 만들 수는 없으니.. 고기 요리를 하더라도 야채를 많이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끓는 물에 각종 야채가 들어가면 건강한 맛이 되어 마음도 편하고 소울도 채워지는 느낌이다. 파, 양파, 당근, 감자, 마늘, 브로컬리 얘네들이 나왔다.
대파가 한국요리에서는 잡내도 잡고~ 식감도 내고, 맛도 내고 정말 많이 사용하는것 같은데~ 여기서는 파도 과감하게 쓰진 못하고 허브처럼 아껴쓰고 있다.ㅋㅋ 그래서 인터넷 레시피와는 다르지만, 따라가는 수준으로 야채를 투여해본다.

여기와서 음식을 열심히 만들어도 맛이 없다고 옛직장 쌤한테 징징거렸더니, 미국 고기가 좋으니 갈비 양념을 사서 해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갈비 양념을 한통 사왔었다. 인터넷 레시피들은 계량도 하고 배도 갈아 넣어가며 양념장을 만들지만, 양념장을 직접 만들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는 정말 좋은것 같다. 그래서 사온 갈비 양념에 LA갈비도 해먹고~ 이번 갈비찜에도 쓰려고 한다.
물에 갈비양념을 넣은 양념물에 아까 데쳐둔 소갈비를 익혀낸다. 양념을 얼마나 넣을지가 고민이 될텐데.. 김수미 선생님이 자꾸 색깔보고 이만치 저만치 넣으라고해서, 나도 그냥 내 느낌대로 양념을 넣어도 된다는 믿음(?) 그런게 생겼다. 너무 자극적이면 물을 더 넣고 싱거우면 양념을 더 넣어야지. 기본 중에 기본인데 나를 믿어주는게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뭔가 파를 크게 썰어 넣고, 양파 반쪽을 통째로 넣어보았다. (잡내 계속 제거하고, 국물이 맛있어지라고?)
끓이다가 당근이랑 감자를 썰어 먼저 넣고, 딱딱한 야채들이 익어갈 때~ 양파 작게 썰은 것이랑, 브로컬리 쪼개 넣었다.(아까 반토막 양파는 빼냈음) 마늘도 까서 통으로 넣었다. 야채들이 잔뜩 들어갔으니 맛있고~ 건강하고~ 고기가 몇개 없어도 먹을 게 많아서 좋다.

긴장되는 순간은 언제 고기가 먹기 좋을만큼 익느냐는 거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긴장과 스트레스 모드로 요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내 미간에 빡 박혀있다. 인상파 요리다…
배도 고픈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이런 요리들은 아직 나에겐 스트레스다. 왜 이렇게 힘들게 요리를 하고 있는지 슬프다. ㅜㅜ
부드러운 소갈비는 뼈에서 딱 떨어지는 그런 건데~ 물에서 오래 끓이고 있으니까 점점 고기는 딱딱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오래 끓일지~ 지금 당장 먹을지 고민한다. 근데 겉으로 보기엔 고기가 너무 퍼석퍼석하고 딱딱해 보여 점점 더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인내심을 위해~~ 드라마를 다시보기 하면서 고기가 익기를 견뎌보지만.. 또 이내 참지못하고 먹기로 결정했다.
남편이 블로그 하려면 사진 찍으랬는데… 고기 비주얼이 너무 우울한 나머지 사진도 안찍었다. ㅋㅋㅋ

드디어 먹는다! 고기가 뼈에서 딱 떨어지진 않지만~ 한 부분을 뜯어내어 입으로 물었는데~ 부드럽다!
와 천만 다행다행다행 갑자기 내 얼굴에 천국의 미소가. ‘부드럽다!!’ 게다가 틈틈이 붙은 지방도 쫄깃 쫄깃 넘 맛있어~ 한국의 맛이다!
맛있는 고기 + 판매하는 양념장 + 다양한 야채가 만들어낸 맛이지만, 이런 갈비찜이 오늘 저녁 나에게 와준 것에 감사한다. 갈비 한 쪽을 서로 하나씩 들고 얼마나 아껴가며 뜯어 먹었는지, 그 아끼는 마음이 나를 더 뿌듯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와서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음식을 평가할 때, overcook, undercook을 이야기하면서 음식이 terrible하다고 평가한다. 나는 그래서 terrible한 음식을 만들지 않기 위해 overcook과 undercook 사이에서 완전 갈등을 때리고~ 그래서 이렇게 갈비찜 하나 만들면서 엄청난 감정의 기복을 경험했다는 이야기.

갈비찜은 다시 추억의 맛으로! 그리고 recipe 페이지의 컨텐츠로~ 그리고 오늘 아침은 남은 양념에 밥 비벼 먹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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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볶이

꼬시한 라볶이

떡볶이는 쏘울푸드다. 스트레스 팍 받고, 입맛 없을 때도 여전히 반가운 떡볶이~ (녹두거리를 뚤레뚤레 걸어가 신전떡볶이에 튀긴 오뎅 추가해서 사올 때의 행복함이란!) 뭔가 내 삶에 떡볶이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다면, 삶을 다시 돌아봐야한다.
여기에 와서 제일 자주 만들어 먹은 것도 떡볶이 인것 같다(떡을 구할 수 있어 happy).

새 신혼집에서 야심차게 가래떡으로 만들었던 고추장 맛만 나던 떡볶이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그 때를 추억할 수 있을만큼 이제 떡볶이 요리는 내 몸에 붙었다. (요가 학원 가는 운전 길이 내 몸에 붙은 것처럼) ^-^
내가 만든 떡볶이가 맛이가 없다고 하니 옆에 쌤이 ‘떡볶이는 설탕을 많이 넣으면 무조건 맛있다는 꿀팁’을 들었다. 이 꿀팁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늘은 일요일 대청소 후 만들어 먹은 라볶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마늘과 파 향이 밴 기름을 좋아하는 나는 떡볶이를 만들 때에도 충분한 식용유에 마늘과 파를 볶았다.
그리고는 보통 냉동이 되어있어 궁극의 식감을 내는데 다소 까다로운 떡을 기름에 볶는다.
튀겨진 떡꼬치의 고소함을 생각하면서~ 맛난 기름 떡볶이를 생각하면서 볶는다. 이렇게 만들면 결국 떡볶이가 고소고소한 꼬시한 맛을 가지게 되는것 같다~!~! 발견 발견!!! 떡튀김도 맛있겠지만.. 원래 목적을 잊지않고 물을 넣는다.

일단 물을 넣으면 센 불에도 재료들이 타지 않는 심리적 안심zone으로 들어갈 수 있다. 떡볶이가 빨리 됐으면 좋겠는 마음을 한껏 담아 센불에 바글바글 끓인다. 보통 나는 후라이팬에 떡볶이를 하는데, 그래서인지 물이 많이 증발하는것 같다(물이 한 번 끓으면 조금 더 넣어준다. 라면을 넣을 때는  더 충분히 넣는게 좋은것 같다). 이번에는 라볶이를 만들기로 해서 라면을 언제 넣을까 생각해 두었다. 라면 스프도 솔솔 추가해서 맛을 더하는 느낌을 가진다. 집에 기본 식재료로 준비되어 있는 냉동 오뎅도 몇개 투하하고~ 이제 고추장과 설탕을 넣는다.

지금까지 만들어 본 결과, 고추장과 설탕의 정확한 양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것 같다. 고추장을 많이 넣으면 더 매워지겠지만.. 고추장을 덜 넣는다고 해서 맛이 영 싱거워지는 것도 아니라 난 안전하게 고추장을 부족한듯 넣는다. 그리고 설탕은 떡볶이에 고추장 맛만 나서는 안된다는! 필사적인 마음을 가지고 달콤함이 부족하지 않게 술술술 넣는다. 그렇다고 팍 부으면 너무 달아서 자극적인 요리가 되어버리니 내가 원하는 달콤함을 생각하면서~~~

떡은 아까부터 후라이팬에 있었기 때문에 점점 후라이팬에 들러붙기 시작한다. 이에 비해 라면은 방금 들어갔기 때문에 잘 안 익는다. 떡이 들러붙지 않게 저어가면서 라면은 4개로 뿌셔 넣어야 얼른 라볶이를 만나볼 수 있다. 역시, 또 참지 못하고 라면이 덜 익었지만 후라이팬을 식탁으로 옮기면~ 먹다보면 라면도 먹기 좋게 뿐다는~~ ㅋㅋ 아! 마지막으로 깨소금이랑 파슬리도 어떤.. 맛추가를 위해 넣어보았다. 이제 꼬시한 라볶이 냠냠
내가 요리하고 있는데… 팽팽 놀고 있는 파트너가 눈에 거슬린다면 냉동만두를 구우라고 하거나, 계란을 삶으라고 시키면 효과적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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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갈비 김치찜

김치가 맛을 내고 등갈비가 비주얼을 담당하는 등갈비 김치찜

이사를 준비하면서 냉장고를 싹 다 비웠더니 양파랑 파 같은 기초 야채가 없어서 요리를 안했다.
새 부엌이 낯설기도 해서 외식을 자꾸 하던 차에~ 김치찌개라면 돼지고기만 사면 뚝딱 만들것 같아서 김치찌개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인마트 쇼핑을 갔는데 등갈비찜 돼지고기라고 이름붙여 너무나 손질이 잘 되어 있는 고기를 만났고, 등갈비를 넣어서 김치찌개를 하면 김치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집어왔다.

김치찜의 맛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김치이니, 내 요리 기술의 기여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서 마음이 편안하다. 이 김치의 정체는 2월에 여기에 올때 9kg의 김치를 이모가 진공포장 해주셔서 싸왔는데, 그거를 한 팩씩 열심히 뜯어 먹다가 나중에 위기 상황에 찾아 쓰려고 냉동시켜놓은 김치다. 여기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이제 김치는 끝이 났고, 냉동했던 김치로 맛을 내어보자. 엄마랑 이모랑 외할머니는 매년 김장을 같이 하는데, 가족들이 시골에서 만나 1년 맛나게 먹을 김치를 정성스레 열심히 담근다는 그 문화만으로도 맛이 보장된다. (외할머니는 미국에도 새우젓이 있냐고 물어보셨고, 우리 엄마는 김치 가질러 다시 한국에 들렀다 가라고 한다… 언젠가는 나도 김치를 담가봐야겠다.)

일단 김치찜 레시피 한개를 슬쩍 훑어봤다. 나는 레시피를 따라하지 않고 훑어본 후 그 느낌을 마음 속에 저장해서 자체적으로 요리를 한다. 내가 주요하게 파악한 것은 김치찜 등갈비의 냄새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등갈비 양념을 만들라고도 했는데, 양념하는 거는.. 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부분 중 하나이고, 지속적으로 실패를 해온 부분이다. (왜냐하면 레시피의 재료가 다 없는 경우가 있고, 내가 계량을 안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양념은 안 하기로 했다. (남편이 자극적인거 싫어하니까 심심하게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등갈비 냄새는 어찌 제거할까? 레시피에서 등갈비를 끓이면서 냄새제거 하라고 해서 나도 끓이면서 하기로 했다. 뭔가 끓는 물에 소독되는 것 같기도 하고, 고기가 한번 익으니 덜익을 염려도 없어서 마음이 또 편하다. 옛날에 닭다리 삼계탕을 했을 때 역한 냄새가 났다고 하니 엄마가 항상 고기를 잘 씻어보라고 해서, 등갈비도 먼저 흐르는 물에 잘 씻어 보았다. 피도 빠지고 뭔가 희끄무리한 것들이 빠지니 또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자작한 물에 고기를 퐁당퐁당 넣고 (내가 좋아하는) 후추를 잔뜩 넣고, 나중에는 뭔가 냄새를 없애는 화학 작용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남은 레드와인을 넣었다. 고기가 허애지면서 보랏빛을 띤다. 고기를 많이 익히면 질겨지는지 부드러워지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갈비탕이랑 김치찜은 오래 끓이는게 부드러운것 같다고 했다.) 아까 그 고기들 살짝 익혀서 건져놓고, 이번에는 김치를 볶으려고 한다. (김치찌개를 할 때도 김치를 기름에 볶다가 물을 넣고, 고기를 넣으니까 그렇게~)

나는 파기름과 볶은 양파가 주는 느낌을 좋아한다. 뭔가 무색무취의 기름에 파와 양파의 맛이 스며드는 느낌이 맛내기와 상관이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파기름 만들어서 요리하는 레시피도 많은 것 같아서 볶음 요리를 할 때 심심하면 파를 볶는다.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언제 냄비가 달궈지는지 언제 파를 볶기 좋게 기름이 달궈지는지 아직 모름 ㅋㅋ) 적당히 파를 볶는다. 내가 김치찜을 하는 동안 남편은 샤워를 시작했는데 통풍구를 통해 냄새가 흘러들어간 모양이다. ‘샤워를 하러 들어갈 때는 파 볶는 냄새가 쏴 나더니~ 샤워하고 나오니까 맛있는 김치찜 냄새가 났어’ 으흐흐 이런 냄새 묘사를 들으면 음식도 저절로 맛있어지는 느낌이다. 달구어진 기름에 파도 볶고 양파도 볶고 김치를 넣고 볶다가 물을 넣고 끓였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고기도 넣었다. 김치반 고기반이다. 간은 안했다. 그게 김치 요리가 주는 보너스니까. 깨소금은 괜히 넣어봤다 왠지 어울려서. 들깨가루도 넣을까 하다가 참았다.

보글 보글 끓기 시작하면 언제 먹어야 하나? 고민이 생긴다. 그래서 맛을 보면.. 사실 잘 모르겠다. 아직 돼지고기가 요리화 되지 않고 기름기름한 맛이 국물에서 나는 것 같다. 그래서 슬쩍 우울해진다. 이런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혹시 망한 것 아닐까? 미리 망한 것 같다고 요리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춰둔다. 더 오래 끓여볼까 하고 낮은 불로 낮췄다가 못 참겠어서 그냥 먹자하고 먹는 식이다. 김치찌개는 원래 두번째 끓일 때가 더 맛있다고 하니 식혔다가 또 다시 끓여 먹으면, 아니면 약한 불에 오래 끓이면 더 맛있겠다는 확신이 들지만.. 지금 그냥 먹어야겠다. 밥비벼 먹으면 대충 맛있을 거다. 옛날에 엄마가 김치찌개를 끓여주면 김에다 흰밥을 싸서 계란후라이랑 김치찌개 김치를 싸먹으면 꿀맛이라고 동생이랑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갑자기 그게 생각나서 김치찜이 익는 시간을 견딜겸 계란 후라이도 구웠다.

 

짜잔! 드디어 먹는 시간. 나는 음식이 잘되어서 더 먹고 싶은 맛인지를 시험하고 싶어서 국그릇에 고기 두점이랑 김치 조금만 넣어주고, 더 먹고 싶으면 더 가져다 먹으라고 한다. 맛있게 잘 먹었다.^^(레시피 페이지에서 썰을 풀어도 되겠다.) 이게 궁극의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김치찜이랑 그 안에서 잘 익은 돼지고기를 먹으니 참 좋다. 내일 점심에 또 먹어야지~ 그때는 더 맛있을 거야.

*레시피 페이지는 ‘주관적 레시피의 보완 및 맛내기 능력 향상’을 위해 세세한 부분에 대한 코멘트와 또 다른 요리 Tip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RECIPE 페이지를 시작하며

1. 여기에 와서 요리와 운전은 몸으로 부딪혀야만 했다.
시작하면서 짜증이나기 시작했는데 몸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경험이 늘지 않는 한 잘 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혼자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단련해서 짜잔하고 결과물을 내는 스타일인데,요리는 매 끼니에 상상과 다른 결과물을 맞이해야만 하고, 운전은 실수를 통해 배우는 거였다. 사소하지만 나에게만은 치명적인 실패들을 만나는게 아직도 어렵다.

2.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진다. 녹두거리의 맛집들이 그립다.
열심히 구워낸 팬케이크는 그저 밀가루 빵,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여 만든 파스타는 그냥 국수,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어도 그냥 이건 맵고 단맛, 된장찌개를 끓여도 된장 물에 야채 송송, 요리하다 지쳐서 외식을 할라고 하면 소고기 or 돼지고기 or 닭고기를 튀기거나 굽거나 볶거나.
뭔가 오늘은 ‘어떤 요리’를 먹었다고 이름 붙이기가 어려웠다. 맛난 재료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요리한 요리가 없단 말이다.
제주흑돼지, 평양냉면, 일식돈가츠, 이런 지역이름 붙은 메뉴가 먹고싶다. 또는 사장님이 야심차게 개발한 메뉴 같은 거.
대천항의 쭈꾸미, 조개 같은 팔딱 팔딱한 신선재료를 왕창 먹고 싶다.
한국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투어가 유행이라는데~ 그 지역만의 식재료를 찾습니다..
그리고 엄마밥 먹고싶다. 허기진 나의 소울푸드~~ 그 계절의 식재료로 뚝딱 뚝딱 허기를 채우는 든든한 음식.

3. 그래서 나만의 방식대로 내 입맛과 식생활을 만족시킬 특별한 방법을 찾는 과정을 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래서 시작하는 RECIPE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