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 더 자고 싶었던 곳, 그러나 잘 곳이 없어 나와야만 했던 아름다운 섬.
넓고 넓은 들판에 나 혼자만 달랑 있을 수 있는 그런 곳.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하자면, 이런 곳이다.
북아일랜드에는 차타고 지나는 곳마다 소와 양들이 풀어져 가득인데, 그러한 들판을 걸어다녔다고 하면 이번 여행에 대한 설명이 되는 것 같다.
길 같지 않은 길이 이어지고 이어진다. 빨간 표지만 보면서 쫓아가고 쫓아가는 길.
정말 넓고 넓은 벌판에 나 혼자 남아있다보면, 제대로 길을 찾아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왠지 혼자 쭈뼛쭈뼛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용기있는 척, 쿨한 척 발걸음을 옮긴다.
너무 화가 나보이는 소.. 떡하니 지나가는 통로를 막고 서있다. 소가 길을 막고 있다면, 담을 넘어가야한다. 담을 넘어갈 수 있도록 발판이 준비 되어 있다. 그 발판에 올라서… 너무나 인상적인 소를!!
이 아무도 없는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는 나를 보면, 참 social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왜 또 여기에서도 난 혼자일까? 하는 생각이..
그러나, 좋은 걸 어떡할까? 편한 걸 어떡할까?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에서 자연을 볼때..
내 마음이 가장 차분히 가라앉는 순간이다.
이런 것을 좋다고 말하는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남아 있는 왠지모를 외로움, 여행 내내의 셀카가 그렇다.
인생은 원래 혼자 살아가는 거지만, 혼자면 외롭고, 친구가 있으면 즐겁다.
그러나 사람을 만나면 또 시달리고 상처받고 다시 혼자가 되고 싶다. 난 어디에 줄을 서야 하는 걸까?
그리고 언제 행복해 질 수 있는 걸까?
사실.. 이 여행을 하면서 또 생각도 많이 했고, 마음의 정리도 많이 했다. 감정도 풍부하고 할말도
많았는데.. 글쓰기를 미루고 미루다보니 생각이 흐릿해져서 너무 대충 포스팅을 하게된것 같아서 슬프다.
매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억도 나지 않는 생각을 나는 왜 이렇게 열심히도 하는 걸까?
어떨때는 전원을 꺼버리고 싶은 나의 뇌다.
내일이 되면 또다시 쓸데 없을 생각을 나는 아까운 에너지를 써가면서 하고 있다…..휴
남는게 있어라.
Rathlin Ir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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