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tonalla

영어 말하기 2

2019.2.15 금밤

드디어 영어 말하기 파트너 두 명이 생겼다. 감사한 일이다. 한땀 한땀 열심히 입 밖으로 영어를 내고 있다. 영어 말하기가 서툰 만큼 내 말이 생각지 않게 무례한 칼이 되어 나갈까봐 조심스럽다.

Movie, Holiday, Hobby 이런 것들~ 영어 회화 학원에서 해봤음직한 이야기들. 심지어 그때 만들었던 레파토리까지 그대로 생각날 지경이다. 그런데 진짜 사람을 앞에 두고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쓰며 말을 고르고 고르다보니 내가 어떤 의식의 흐름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어떤 의도를 담고있는지 다 생생하게 느껴진다.

나는 꼰대같이 보이고 싶지 않지만 대학생은 아닌 티를 내고 싶다 / 나는 한국의 신기한 문화를 알리고 싶지만 한국을 사실 잘 모른다 / 나는 미국과 한국을 자꾸 비교하고 싶어한다 / 나는 상대방의 삶의 배경을 알고싶다 / 나는 편견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 / 나는 사람을 자꾸 분류하려고 한다 (편견이 있는것 같다) /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싶다 / 나는 미국인의 마음과 한국인의 마음도 만날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 난 열심히 사는 미국 사람을 본다 / 나는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무엇보다 편해져야할 사람은 나일지도 모른다) / 나는 힘들다 / 나는 내가 바보 같이 말한다고 생각한다 / 나는 내가 이거보다 바보가 아니라고 알리고 싶다 / 말할 수 있어서 즐겁다

유사 게시글

시간은 물흐르듯

2019.1.30. 수밤

아부지는 회사를 떠나기 위해 애를 쓰시고, 동생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이 시간들, 나도 왠지 흘러가는 시간들을 의미있는 내용들로 채워야 할것 같아서 매 시간 시간에, 하루 하루에 의미 붙이기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 방법은 아닌것 같다. 흘러가는 시간을 흘러가는 물보듯 멍하니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때가 되면 그때 비로소 행복할것 같다.

포크촙, 참치 파스타베이크 그리고 리솔

영국의 소울푸드

여기에 와서 외식을 하면 그냥 고기를 구워서 소스를 뿌리고, 야채와 곁들여내는 음식인것 같아서
요리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몇번 음식을 만들어보고 레시피도 참고하다보니 이곳에서는 대략 고기+감자+치즈+양파가 잘 어우러져서 소울을 불러오는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직접 만들어내는 소스도 한 몫을 하는것 같다.

한동안 레시피 페이지가 뜸 했는데, 요리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인것 같기도하다. 요즘은 재료를 침착하게 준비하고, 정성을 담아 요리하면 대략 맛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편해지기는 하였다. 그러나 좀처럼 요리를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ㅎㅎ. 그래도 꾸준히 요리 인증샷은 찍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 모아모아 한 번 써보는 영국요리 편이다. 

작가 펭귄의 영국생활을 그린 웹툰을 정주행하면서 타국 생활에 따라 붙는 쓸쓸함을 달래고 있었는데, 영국 요리에 관한 책(모락모락 펭귄의 부엌, 애니북스)이 출간된 것을 보고 아무래도 식재료가 비슷하기 때문에 더 유용하지 않을까 하고 책을 구해서 따라해보게 되었다.

1. 포크촙

미국 마트에 가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포크촙인데, 돼지고기를 촙촙 잘라서 구워 먹기 좋게 해두었다. 포크촙을 사다가 재주있게 요리를 해내면 포크촙 요리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기 때리는 망치를 사서 포크촙을 두드려 밀가루->계란>빵가루 순서로 묻혀 돈까스를 만들어 먹고 있다. 모락모락 펭귄의 부엌 레시피에서는 머스타드 소스를 활용한 포크찹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거 만든다고 그릴용 후라이팬도 샀다는~ 그릴용 후라이팬은 사고보니 굉장히 유용했다. 울룩불룩 올라온 표면 때문에 고기가 멋있게 익고, 또 그 사이 움푹 패인 곳으로는 기름이 빠지기 때문에 고기 굽기가 쉽게 느껴진다. 그리고 소울이 만들어지는 부분은 여기다!! 후라이팬에서 다 익은 고기를 꺼내면 고기 기름이 남는데 거기에 소스 재료를 넣고(레시피에서는 사과주, 머스타드, 더블 크림 등을 넣었다는) 졸여서 소스를 만든다. 점점 더 식재료를 이해하게 되어 나만의 맛난 소스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올까? 감자와 집에 남은 야채를 곁들인다. 

2. 참치 파스타 베이크

참치 통조림과 파스타, 크림소스(버터, 밀가루, 우유), 감자칩, 스위트콘 통조림 같은 집에 상시 있는 재료를 활용하여, 손님 접대도 가능한 근사한 요리가 되는 참치 파스타 베이크 레시피도 있다. 파스타는 장보기 싫은데 끼니를 때워야할 때 적절하다. 집에 파스타를 괜히 종류별로 사놓고~ 파스타 소스 한 병과 냉동 새우, 마늘만 상시 준비해두고 있다면 한 끼 든든하게는 자신있다! ㅋㅋ 어쨌든 이 요리는 맛보장 식재료 참치와 스위트콘을 크림소스와 버무려 오븐용 그릇에 넣고, 이 레시피의 가장 특별한 점인 감자칩을 뿌려 오븐에 구워내는 요리다. 난 이 요리가 초보자에게 적절한 이유를 알고 있다. 맛있는 재료만 골라 버무려서 실패할 수가 없고(버무리는 요리들이 대체로 쉽다ㅎㅎ)~ 또 이미 파스타를 삶아서 오븐에 또 굽기 때문에 덜 익을 염려가 없다. 냠냠 쩝쩝.     

3. 리솔

이 요리는 좀 징징대면서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할로윈이라고 특별한 날이라고 야심차게 만들었는데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다. 그치만 소울있는 푸드 맞음. 왜냐하면 양파, 마늘과 같이 익힌 다진 소고기+으깬 감자를 동그랗게 빚어 밀가루 묻혀 구워내는 요리니까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영국에서는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여 전통요리처럼 되는데, 케찹도 괜찮다고 해서 케찹이랑 먹었다. 감자 익혀 으깨놓고 한숨 돌리고, 큼직하게 볼 만들어 놓고 한숨돌리고, 또 안 타게 정성껏 구우면서 익을 때가지 인내하고 그랬다. ㅎㅎ 다시 한 번 만들게 되는 날이 과연 올까?  다진 소고기~ 다진 돼지고기도 미국 마트에 잘 팔아서 이런 볼?이나 전 계열의 음식을 시도해보기에 좋다. 끝. 

 

*당연히 구체적인 레시피는 책 모락모락 펭귄의 부엌을 참고하세요.

*레시피 페이지는 ‘주관적 레시피의 보완 및 맛내기 능력 향상’을 위해 세세한 부분에 대한 코멘트와 또 다른 요리 Tip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사례 개념화 1편. 내담자의 순환적 부적응적 패턴(CMP)

심리 상담은 내담자에 대한 어떤 가설을 설정하고 부단히 수정하며 나아가는 것이라고 배웠다.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Levenson, 2008) 책은 (정말 구체적으로 실제 상담 예시를 쪼개서) 내담자와 관련한 가설을 수정해가는 과정을 대인관계 중심으로 보여주었다.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와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대인관계 패턴(순환적 부적응적 패턴, CMP)을 사례개념화 하는 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자기 행동: 대인관계에서 내담자가 가지는 생각, 감정, 소망, 행동은 무엇인가?
  2. 타인의 반응 예측: 대인관계에서 내담자가 보이는 모습에 대해 타인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측하는가?
  3. 타인의 행동: 타인이 내담자를 어떻게 대하는가?
  4. 자기를 대하는 자기의 행동: 내담자는 내담자 스스로를 어떻게 대하는가?
  5. 치료자의 역전이 반응: 치료자는 내담자로부터 어떤 역전이를 경험하는가?

예를 들면, 1) 내담자는 다른 사람을 불신하고, 그들로부터 떨어져 지낸다. 2) 왜냐하면 내담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냉담하고 경솔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3) 다른 사람들이 내담자를 무시하니까, 4) 내담자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고립시킬 수밖에 없다. 5) 상담자는 내담자로 부터 거리감을 느낀다.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Levenson, 2008) 재인용 chapter 4. 사례개념화: 초점 찾기

내담자 초기 면접을 통해 계속 반복되는 순환적 부적응적 패턴(CMP)을 위와 같이 명료하게(겨우 4줄이다..) 드러낼 수 있다면, 그 다음 상담을 통해서는 이 패턴이 정말 내담자의 것이 맞는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한다. TLDP의 치료 과정은 ‘상담 관계’를 활용하여 내담자가 ‘새로운 관계 경험’을 하도록 나아가는 것이다. 처음에 정리한 내담자의 CMP 사례개념화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지켜보고, 상담의 끝에서 내담자가 초기의 CMP와 다른 새경험을 하고 있다면 치료적 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book: 단기역동적 심리치료(TLDP:Time limited dynamic psychotherapy), Hanna Levenson, 2008, 정남운, 변은희 공역, 학지사 를 다 읽고 정리한 글임.

상담이 끝나는 날

상담자: 네. 아주 잘 지내시고 있다니 저도 참 기쁘군요.

내담자: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서 …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참는다.)

상담자: 눈물을 글썽이시네요.

내담자: (울먹이며) 나는… (심호흡) 아이들과 다시 잘 지내게 됐고, 모든 게 다 좋아요. (잠시 침묵)

상담자: 그리고?

내담자: (침을 꿀꺽 삼키며, 침묵)

상담자: (부드럽게) 편안하게, 천천히 말씀하세요.

내담자: (심호흡을 하고 나서 흐느끼며) 나는 그저… 선생님한테 참 고마워요.

상담자: 잘 있으라고 작별 인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죠?

내담자: 네?

상담자: 작별 인사하는 것도 힘든 일이죠?

내담자: (환해지며) 맞아요. 저를 참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상담자: 존슨 씨 스스로도 대단히 노력을 하셨어요. 여기서 많은 모험을 감수하셨지요.

내담자: (미소 지으며) 예, 그도 그런 것 같아요. 아무튼 줄리아한테도 같은 이야기를 했답니다. 잘 도와줘서 참 고맙다고.

상담자: 으음.

내담자: 그 애도 방금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얘기를 했어요. 제가 아주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상담자: 맞아요. 만일 존슨 씨가 마음을 열고 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제가 아무 도움도 될 수 없었겠지요.

내담자: 네. 모두에게 감사하답니다. 이제 혼자서도 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상담자: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그렇게 믿어요.

내담자: 선생님도 그렇게 느끼시는 거죠?

상담자: 그럼요. 아시지요?

내담자: 예

단기역동적 심리치료(TLDP:Time limited dynamic psychotherapy), Hanna Levenson, 2008, 정남운, 변은희 공역, 학지사의 내용을 부분 인용함. -chapter 12. 종결기의 문제들-

위와 같은 종결 장면의 상담 축어록을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나에게 거의 처음이나 다름 없는 내담자와의 종결 때 였는데, 위 축어록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내담자는 상담 내내 줄곧 힘들다고만 이야기 해왔었는데, 그 마지막 날 ‘다 괜찮다’고 했다.

위 축어록의 상담사인 Hanna Levenson(완전 젠틀~ㅎㅎ)과 내가 달랐던 점은 ‘울어버린 쪽이 나’라는 것이다. 내담자가 다 괜찮다고 하는데.. 그게 마치 나를 안심시키려는(또는 내담자 자신 스스로도), 종결을 준비하는, 내담자의 담대한 마지막 모습으로 훅 다가왔기 때문이다. 내가 울자, 내담자는 ‘선생님은 저를 좋아하시는군요’ 같은 류의 응답을 했었다.

맞다. 나는 내담자를 좋아한다. 잘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그리고 함께하다보면 그 사람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사이로 돌아서서 그 사람의 다음 행보를 마음 속으로 밖에 응원할 수 없는 그런 한계를 가지게 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런 거죠. 존슨씨의 삶의 무대에는 여러 사람이 왔다 갑니다. 이번에는 내가 왔다 가지만, 난 존슨씨 무대에서는 조연같은 거죠. 그리고 앞으로 존슨씨 무대에는 또 많은 사람들이 새로 왔다 갈겁니다. 앞으로도 그 무대에서 주연인 존슨씨가 계속 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 진심을 꾹꾹 눌러담는 마지막 인사

돌아오는 길

2019.1.1. 화오전

14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으로 13시간 비행을 하고 오니, 인천에서 출발했던 시간이 되었다. 남은 한 시간 반의 비행.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고속버스 타듯이 비행기를 타면서, ‘그만큼 가까운 거리라면 좋겠다’ 생각을 한다. 착륙하면서 보이는 도시가 반짝 반짝한데 집집마다 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이어지는 전등 장식을 했기 때문이다.  

집은 떠나기 전 그대로로 잘도 있다. 냉장고엔 금방 가져온 한국 반찬과 식재료들이 보내온 마음만큼이나 가득 들어찬다. 어둑한 방에 들어와 침대에 누우니 또 다시 둘만이 되었다. 밤에 짧게 자고, 낮에 길게 자는 시차에 내 몸이 적응 중이다.

대과거

2018.11.23. 금밤

돌아올 때,
신혼생활하던 녹두거리를 건너 뛰고
친정으로 왔더니..
학교 다니던 시절, 대과거로 돌아와버렸다.
시간여행하기 참 쉽다.

갇힌 방 나오기

한국으로 return 하기 전에 애착과 심리치료 완독하기.
‘애착과 심리치료’ 책이 알려주는 갇힌 방에서 나오는 방법, 알려드림!! (그림- 내가 파워포인트로 그린 그림)

1. 두 사람이 만나면, 상대방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맺어오던 관계맺기 방식을 덧씌운다. 상대방에게서 엄마가 보이고, 아빠가 보이고, 애인이 보이고, 옛날 그때 그 친구가 보이는 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현상이다. 상대방도 아마 자신의 어떤 누구를 나에게서 보고 있을 것이다. 과거 경험을 갖고 있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새로운 다이나믹한 관계를 형성한다.

2. 엇! 그런데 인간이란 누구나 취약한 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전 관계 패턴을 반복하다보면 자주 빠지던 함정에 또 빠지게 된다. ‘아~ 나 항상 이 부분이 어려웠었지.., 아~ 나는 또 안되는가 보다.’ 이 부분이 자신이 ‘매몰’되는 지점이다. 벌겋게 열이 올라 어찌할지 모른다. 이전의 어려움을 반복하느냐, 새로운 관계 패턴을 만들어내느냐 사이에서 두 사람은 서로 공모하거나 충돌하면서 벌어진 틈을 매워 나간다.

3. 그렇다면 갇힌 방에서(매몰)에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애착과 심리치료 책은 정신화와 마음챙김의 이중나선 구조를 제안한다. 갇힌 방을 여유로운 공간에 내어놓고 살펴보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구체적으로, 깊은 호흡을 하면서 현재 자신의 상태(신체, 감각 등 비언어적인 영역)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면 여유의 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그 여유로운 공간에서 우리는 통찰의 기회를 만든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면서 이전과 다르게 의미를 부여해보기도 하고, 과거-미래와 연결하여 맥락을 찾기도 한다.

4. 마음챙김과 정신화는 두 명 다 해야한다. 상담 관계에서라면, 상담사 자신이 먼저 마음챙김과 정신화를 해내서 내담자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둘 다에게 이런 ‘건강한 마음 운동’이 습관화 된다면 점차 관계에 대한 자각의 영역이 넓어지고, 그 안에는 융통성, 유연성, 주체성 이런 좋은 것들이 스며들어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해나갈 수 있는 튼튼한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이전에 방에 갇힌 줄 알았다면, 이제는 창문과 문을 내 의지대로 열고 닫으면서 내 방에 방문한 이들을 호기심과 기쁨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참고 도서: 애착과 심리치료, David J. Wallin 지음, 김진숙, 이지연, 윤숙경 공역, 학지사, 2010

–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파트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다.
익숙한 배경으로 돌아가 내가 원했던 변화가 지속되도록 하는 것. by Kottler, J.A.(1997) Travel that can change your life.

갇힌 방

2018.11.6. 화저녁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칠 때에는 방문 창문을 걸어 잠그고 조용히 그 안에 들어가 있는다.
아무리 세게 비바람이 몰아쳐온다고 해도 문을 잠그고 조용히 있으면 안전하기 때문이다.
비바람이 잦아들어 햇빛이 비치고 산들바람도 불어오는 것 같으면, 창문을 열어볼까? 문을 열어볼까?
좋은 날씨 덕분에 방 안에 있어도 한층 여유가 있다. 나는 이 방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한다.

그동안 이 집에 앉은 것도 아니고 선 것도 아니게.. 잔 것도 아니고 깬 것도 아니게..
그렇게 어정쩡하게 있었다.
아무래도 자세가 불편한 것 같아서, 조금 더 두 발 두 팔을 펼쳐볼 수 있을까 방을 바꿔본다.
새 방에는 무엇이 찾아오나?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속에서 창문과 문을 닫았다가 열었다가, 열었다가 닫았다가 덜커덕 덜커덕 반복.

더 이상 비바람도 없고, 새 방도 찾은 나를 자유롭게 꺼내놓을 수 없는 이유는
내가 딱 그만큼 갇힌 눈으로 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의 목소리를 가진 새들의 방문처럼 어떤 의외의 순간에 조금이나마 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새가 창문을 열게하고, 새소리를 들으러 나가고,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걸어 나가고, 사진을 찍고, 바람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그렇게 새로운 움직임의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내 방에 들고 나가는 것들을 나를 해치는 무서운 것들로만 보지 않는다면,
내 방에서 일어난 일들을 내 식대로.. 갇힌 눈으로만 보지 않는다면,
창문과 문을 활짝 열어두고도 내 방에 들고 나가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환기도 잘되고, 웃음 소리가 있는 내 방을 그리며.

– 드라마 ‘최고의 이혼’의 네 주인공이 자신만의 한계에 갇힌 방으로 묘사되는 것을 보면서,
휘루가 어느 날 새로운 시선으로 석무를 보자 집 안에 맛있는 음식과 꽃과 대화가 찾아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에서 어떤 관계 변화가 오고 가는 지를 읽으면서,
각자 갇힌 방에서 좋은 것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서.

유사 게시물

가정 주부

2018.10.28 일밤

남편은 불금에 학교 끝나고 돌아와서 맥주를 까던데..
나는 일요일 저녁밥을 열심히 하고나서 맥주를 까는 걸 보니, 나는 일요일에 퇴근하나보다.
주말이 평일보다 힘든게 사실이라우~ ㅋㅋㅋ
전국의 가정 주부님들 모두 힘내시길!
황박사님의 말에 의하면, 여자는 결혼하면  200만원/월, 아이를 한 명 낳아서 키우면 + 150만원/월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거라고 합니다(황상민의 심리상담소 E160. 취업하고 싶은데, 결혼부터 하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