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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 DBT (원고) 7화. 기꺼이 그렇다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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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기꺼이 그렇다 하기로 에피소드로 연결됩니다.

안녕하세요. 나의 최애 DBT의 상담사 이정윤 입니다. [녹음 시간]
이 팟캐스트는 변증법적 행동치료 Dialectical Behavior Therapy(DBT)의 기법과 원리를 함께 나누고 연습하는 방송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DBT의 가장 주요한 철학이 변화와 수용을 왔다갔다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드렸었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 또는 보통의 하루들에서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다가 지금 이 자리에 왔다면, 이제 내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그래 여기에 내가 있구나’ 하고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줄 차례입니다. 변화의 앞뒤를 샌드위치 빵처럼 수용으로 감싸세요. 오늘은 그 시작 지점에 있는 Willingness라는 개념 또는 태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저는 Willingness를 ‘기꺼이 그렇다 하기로 하다’라고 이름을 붙여보았어요.

DBT에서는 Willingness를 “내 앞에 펼쳐진 삶에 완전히 뛰어들어 살겠다고 준비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삶에 완전히 뛰어들지 않은 채로 살고 있을 때도 있다는 것일까요? 네, 내 의식을 반만 걸쳐놓고, 또는 영혼 없이, 아니면 주어진 상황에 질질 끌려가듯이, 또는 주어진 상황으로 부터 멀리멀리 도망가면서 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사는 시점을 떠올리니 마음이 쿵 하네요.

그런데 좋은 소식은요, 지금 당장에라도 여러분이 여러분의 삶에 완전히 뛰어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냐면요. “아, 그래 지금 기꺼이 내 삶에 뛰어들겠다”, “지금 주어진 나의 현재가 이렇다 하자”라고 마음을 한 번 먹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먼저 해볼게요. “저는 오늘도 완전 부담되는 육아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저는 피곤한 상태이지만, 그 피곤한 몸 상태 받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은 되지 않지만, 어찌 어찌 하나씩 맞이해보겠다”라고 마음을 먹습니다. 만약에 거부감이 든다면, 단 1초만, 1분만, 아주 잠시만 그렇게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어보세요.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먹었을 때 무엇이 느껴지는지 지켜보세요.

Willingness 정신을 보다 즉각적으로 느끼기 위해서, 얼굴에 반쯤 미소 띄우기(half-smiling)와 받아들이는 자세 취하기(willing posture)를 할겁니다. 내 얼굴의 표정을 느껴본 적 있으세요? 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다른 사람이 찍어준 사진에 담겨있는 내 평소의 표정을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으세요?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잘 아는 나의 표정을 사실 내가 제일 모르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표정을 한 번 느껴볼까요? 그리고 받아들이는 몸의 자세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1. 여러분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삶에 뛰어들기 어렵게 하는 장애물을 떠올리세요.
  2. 그리고 “기꺼이 이 현실에 뛰어들어보겠다고, 그래 지금 나의 상황이 이렇다 하고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잠깐 먹어보세요.
  3.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얼굴에 반쯤 미소를 띄워보겠습니다.
    – 당신의 정수리에서 턱까지를 쓱 느끼면서 얼굴의 긴장을 풀어주세요. 하나씩 긴장을 풀어보겠습니다. 이마, 눈썹, 눈, 볼, 입, 혀의 긴장을 풀고, 꽉다문 치아는 살짝 벌려줍니다. 만약에 얼굴에 긴장을 푸는 것이 어렵다면 얼굴을 세게 찡그렸다가 풀어줄 수도 있습니다. 얼굴에 긴장이 풀린것 같으면 이제 입술의 양쪽 끝을 살짝 위로 올려보세요. 아주 조금, 여러분이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만 하면 됩니다. 얼굴에 긴장을 푼채로 살짝 입꼬리를 올린 미소입니다.
    더해서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겠습니다.
    – 팔과 어깨에 긴장을 풀고, 한 번 툭 내려놓아보세요. 손과 손가락의 긴장을 풀고 손바닥이 보이게 폅니다. 팔꿈치를 살짝 구부려 무언가를 받으려는 자세로 팔을 내려놓습니다. 허벅지 위에 살짝 기대어 올려놓아도 좋습니다.
  4. 이 자세로 깊은 호흡을 몇번 더 하면서 그 마음의 변화를 느끼세요. Willingness, 기꺼이 그렇다 하기로 하는 마음이 전해지는지 관찰하세요.
  5. 만약에 이 활동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어떤 두려움이 들기 때문인지 살펴보세요.

DBT의 고통감내 기술은 지난 시간 에피소드에서 다룬 위기 생존 기술과 오늘 에피소드에서 다룬 wiliingness를 포함한 현실 수용 기술의 균형으로 작동됩니다. 비록 위기와 고통 속에 있을지라도, 현재 상황이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내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 기술 소개는 Marsha Linehan DBT 워크북 2판 347페이지(고통감내기술 14유인물)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12편. 기차놀이

나는 어린시절에 가져본 적이 없지만, 로빈이에게는 기차놀이 장난감이 왔다.
이 장난감이 아가에게 무엇을 주는지 같이 본다.
눈만 뜨면 기차에게 달려가는 네가,
기차놀이로 시작하는 너의 어린시절이, 네 인생의 행로를 어떻게 움직이려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같이 본다.
엄마와 아빠도 어린시절로 돌아가 너와 같이 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전원을 켜면 움직이는 기차를 보고 처음에는 무서워하면서 울더니..
이제는 전원을 켜달라며 기차의 움직임을 기대하네.
너의 두려움이 즐거움이 되었구나.

기차와 기차를 묶어두지 않고, 기대어 두는 너.
움직이는 기차에 뒤따르는 기차가 따라가도록 두지 않고, 밀려가게 두는 너.
기차 위에 기차를 올려두길 좋아하는 너.
기차가 운행을 시작하면 내 무릎으로 돌아와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는 너.
그렇게 노는 너는 어떤 너인지 나는 궁금하다.

선로를 벗어나는 기차를 보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깔깔깔, 굴러갈듯이 웃는 너를 보며,
나는 따라 웃어야 할지? 기차가 선로를 벗어나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봐야할지? 애매한 얼굴로 너를 본다.

너의 아침을 시작하는 기차놀이 같은 것이 네 인생 전체에 있었으면 좋겠다. 반짝이는 기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