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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 DBT (원고) 6화. 위기로 부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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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위기로 부터 탈출 에피소드로 연결됩니다.

안녕하세요. 나의 최애 DBT의 상담사 이정윤 입니다. [녹음 시간]
이 팟캐스트는 변증법적 행동치료 Dialectical Behavior Therapy(DBT)의 기법과 원리를 함께 나누고 연습하는 방송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DBT 기술 메뉴판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앞으로의 에피소드들은 이 메뉴판에서 소개하는 기술들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채워가려고 합니다. 오늘은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에 승무원이 들려주는 안전수칙 안내와 같은 고통감내 기술(Distress tolerance skills) 중에 위기 생존 기술(Crisis survival skills)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먼저 제가 최근에 읽은 동화책의 한 부분을 읽으면서 시작할게요. Charlie Mackesy의 책 소년, 두더지, 여우와 말의 한 부분 입니다.

너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있니? 소년이 물었습니다.
응! 두더지가 대답했습니다.
그게 뭔데?
“처음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케이크를 좀 먹어라” (???)
아 그렇구나, 그게 좀 도움이 되니?
응, 항상 ^______________^

내가 너에게 맛있는 케이크를 가져왔어 두더지가 말했습니다.
정말?
응!
그런데 어디에 있어?
내가 먹어버렸어. 두더지가 말했습니다.
아..
그렇지만 나에게 또 다른 케이크가 있지
그래? 그건 어디에 있어?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났어.

저는 이 책에 나오는 두더지처럼 케이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케이크는 늘 저의 문제를 해결해주었어요. 그런데 이 케이크 먹기가 기술이 될 수 있을까요? 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늘 당신에게 도움이 되어줄겁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지금 당장 위기 상황에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내가 어떤 상황에서 와르르 무너질 수 있는지 또는 과거에 어떤 상황에서 최악이었는지 떠올릴 수는 있을 겁니다. 아프고, 슬프고, 속이 상하고, 다 포기하고 싶고, 삶에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위기일텐데요. 이때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가장 힘든 순간에서도 떠올릴 수 있는 쉽고 간단한 기술’을 기억해두었다가 그것을 구명보트 삼아 꽉 붙잡고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려보시고 소중하게 마음 한 구석에 보관해두었다가 위기의 순간에 사용하세요. 일단, 그 위기에서 빠져나온 상태가 되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위기 생존 기술을 DBT에서는 세 가지의 이름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1) 주의 분산 기술(Distracting), 2) 오감 활용을 통한 자기 위안 기술(Self-soothing), 3) 지금을 조금 더 낫게하는 기술 (Improving the moment)입니다.

주의 분산 기술은 위기의 순간에 휘몰아치는 감정과 부정적 사고, 몸에서 느껴지는 증상들로 부터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최대한 다른 것으로 돌리고자 합니다. 어떤 활동을 해볼 수 있을까요? TV보기, 게임하기, 청소하기, 걷기, 운동하기, 음악 듣기, 식사 하기, 친구 만나기, 책읽기, 만들기 등 취미생활 또는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다 있네요. 그 중에서 여러분의 기분을 즉각적으로 좋게하고 힘든 상황으로부터 관심을 돌릴 수 있는 활동을 고르시면 됩니다. 뭔가 다른 사람을 돕거나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힘듦을 잊을 수 있는 다른 생각들을 떠올립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이 자꾸 떠오른다면 일단 멈추고 최대한 밀어내보려고 합니다. 나보다는 다른 사람, TV나 영화에 나오는 상황에 집중하거나, 잘 지낼 때의 나를 떠올려봅니다.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TV나 영화, 책, 웃긴 이야기 등에 집중해서 나와 상관없는 다른 감정에 푹 빠져봅니다. 나를 편안하게 하는 감각들을 깊이 느끼며 지금의 고통을 잊어봅니다.

DBT는 오감을 활용하는 것을 좋아하고, 저는 오감을 활용해서 기분을 좋게하는 수많은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 당신에게 보면 기분 좋아지는 장면이 있나요? 밤하늘, 그림, 꽃, 촛불, 자연환경, 골목길, 춤 공연, 공원,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 당신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위기로 부터 당신을 떨어트려줄겁니다. / 당신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좋은 소리가 있나요? 좋아하는 음악, 자연의 소리, 도시의 소리, 라디오 소리, 힘들 때 힘이 되었던 노래. 흥얼 흥얼 따라가면서 위기로 부터 또 한걸음 멀어집니다. / 당신이 좋아하는 향기가 있나요? 좋아하는 비누, 샴푸, 향수의 향을 떠올려보세요. 향초, 커피, 꽃, 아로마 오일, 자연의 싱그러운 향. 좋아하는 향을 깊이 들이쉬고 느끼면서 위기로 부터 벗어납니다. / 당신의 미각은 무엇으로 만족되나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 커피, 핫초코, 허브티, 쥬스 등의 마실것, 사탕, 껌, 디저트, 아이스크림.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위기로부터 벗어납니다. / 당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촉감이 있나요? 따뜻한 목욕 또는 샤워, 애완동물 쓰다듬기, 마사지, 부드러운 로션 바르기, 편안한 의자나 침대 이불, 담요에 푹 파뭍히기, 창문을 열고 운전하기, 좋아하는 촉감의 옷 입기, 포옹. 이 느낌을 피부로 느끼면서 위기로부터 벗어납니다.

이러한 기술들의 중요한 포인트는 위기의 순간, 바로 그때에 문제를 더 파고들지말고, 즉각적으로 기술을 활용하여 다른 상황, 감각, 대안이 되는 행동에 집중하고 머무르는 것입니다. 구급상자처럼 상처가 났을 때 바로 사용해서 순간의 고통에서 벗어나 더 편안하게 현재에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안에 대피하세요. 상상 속에 비밀의 방을 만들고 나를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는 것들로 꾸미고 그 안에 들어가 나를 상처주는 것들로 부터 문을 닫아, 나를 지키세요. 기댈 수 있는 삶의 의미나 영적인 존재가 있다면 되새겨보세요. 멈추어서 그냥 쉬세요. 나를 편안하게 하는 것들을 주변에 두고요. 그리고 있는 힘껏 나 자신을 응원하세요.

여러 예시들로 가득한 위기 생존 기술을 소개하였습니다. 들어보면 이 많은 예시들이 나를 기분좋게 할거라는게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힘든 순간이 막상 찾아오면 “나는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어떤 기술도 통하지 않을거야, 이렇게 당연하고 사소한 활동들은 의미가 없어” 하고 이 기술들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오늘 한 번, 비교적 내가 괜찮은 상태일때, 나만의 위기 생존 기술 KIT를 구성해서 잘 저장해두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힘들면 바로 쓸 수 있도록이요.

이 기술 소개는 Marsha Linehan DBT 워크북 2판 333,334,336 페이지(고통감내기술 7,8,9 유인물)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여기에서 소개한 기술들 이외에 여러분들이 애용하는 기술들도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또한 여러분과 함께 연습해보고 싶은 의미있는 기술들은 별도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만의 위기생존 기술 KIT를 만들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세요. 체크리스트처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