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30. 수밤
이사한다고 2주 쉬었던 요가를 다녀왔다.
명령어들로 컴퓨터화시켰거나, 완벽주의로 꼼짝 못하게 묶어버렸던 내 몸뚱아리를 사람의 몸답게 쓰고 온 느낌이다.
어제는 남들이 다 듣고 있는 중국어 수업을 나만 안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함정에 빠진듯 당황하는 꿈을 꾸었고, 그제는 유연하지 않은 몸으로 유연하려고 애쓰거나, 자전거도 못타는데 열심히 싸이클을 굴리는 경쟁적 꿈을 꾸었다. 내 몸뚱아리는 달려나가는 내 사고의 흐름에 질질 끌려 어디론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리고 있었다.
새로운 요가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 선생님 말을 내 마음대로 이해하자면 이랬다.
‘요가를 통해서 실존으로 들어오는 겁니다. 당신이 인식하던 인식하지 못하던 상관없이 항상 실존하는 세계에. 당신이 실존하고자 한다면 지금 마음을 결정하고, 호흡과 몸을 느끼면서 실존으로 들어오면 됩니다.’
톡하면 터질것 같이 감수성이 민감할대로 민감해져있는 나에게
가슴을 활짝 펴는 동작, 팔을 넓게 벌리고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일것 같은 동작들은
한껏 움츠리고 있는 내 마음상태와 대조되어 가끔은 뭉클 뭉클하기까지하다.
어쨌든 내 몸은 오늘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1.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그 호흡으로 이완되는 나의 목뒤와 어깨를 느낀다.
2. 살아있는 내 몸, 살 덩어리, 흐르는 혈액 이를 통해 ‘여기에 살아있음’ 그거 하나만 느낀다.
3. 좌로 한번 우로 한번 균형있게 몸을 뒤틀어준다.
4. 어려운 동작은 한 단계 낮은 동작으로 내 페이스대로 할 수 있다.
5. 팔도 다리도 척추도 쭉쭉 뻗어서 내가 움직이고 싶은만큼 멀리 멀리 뻗어나간다.
6. 휴식을 주고, 요가를 하고나니 무엇이 달라졌는지 느낀다. 여기에 이렇게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요가의 효능을 글로 설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