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길 닿는 대로 걸어서 에펠탑을 향하기
> 개선문, Charles de gaulle etoile 광장을 중심으로 하는 12차선 도로
한 숨 자고 일어나서, 파리에 처음으로 입문하는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까? 내가 여행지에 처음가면 하는 일은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 지도를 구하는 일인데 신기하게도 파리 여행에서만은 내가 지도를 갖고 있지 않은 유일한 곳이다. 물론 가이드 북에 있는 지도를 열심히 참고하기는 하였지만, 대체로 파리의 여행은 길을 따라다니다가 관광명소를 만나는 방법으로 여행을 했고 그래서 정처 없이 걸었던 추억과 예상치 못한 것들의 등장이 즐거웠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일단 개선문 지하철 역이 만만해 보이므로 거기 내려서 무작정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걷는다. 그리고 지도를 보니 에펠탑까지 갈 수 있을것만 같아서 무작정 에펠탑이 있을것 같은 방향으로 걷고 또 걷기. 강도 나오고 다리도 나오니 대충 내가 어딘지 짐작이 간다. 무엇보다도 에펠탑이 어디에서든지 보이기 시작하니 참 안심이되고 그쪽으로 가면 되겠거니 해서 그 주위를 안심하고 방황아닌 방황을 한다.
그래서 첫날부터 파리의 로망을 깨우고 내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한 에펠탑 옆 Universite거리. 학생도 많고 그러다보니 예쁜 팬시점, 서점 디저트가게도 많아서 신나게 구경을 했다. 프랑스 어디서든 눈을 즐겁게 하는 빵가게들. 용기를 여러번 내고 골라먹은 첫번째 디저트. 첫 날이고 파리를 탐구할 마음에 마음은 두근 두근한데 달콤한 디저트가 여유를 가지라고 말하며 행복하게 한다. 아아아 잊을 수 없는 그 순간.
에펠탑은 강건너 샤이오궁에 가서 봐야 명당이라고, 그러면 또 시키는대로 해야지! ㅋㅋㅋ 앉아서 에펠탑을 구경했다. 파리의 명물들은 다 너무 멋지고 좋아서 혼자 봐도 하나도 안 외롭다. 정말이다. 그러나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은 정말 많이 떠오른다. 이것이 많은 에펠탑 사진 중 내가 아끼는 에펠탑 컷!
다음 여행지는 어떻게 정하냐 하면, 에펠탑을 지나는 버스가 아주 많기 때문에, 그 중에 또다른 명소를 향하는 버스를 골라탄다. 버스를 타야 내가 걸어갈 수 없는 곳들까지 눈에 담을 수가 있다. 그래서 향하는 뤽상부르 공원, 생각보다 길게 길게 돌아서 그 곳에 내렸다. 공원에만 가면 평온하게 가라앉는 내 마음은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녹색의 나무와 아무도 나를 신경쓰지 않는 벤치만 있으면 된다. 나는 여기서 책도 조금 읽어보고, 방금 샀던 엽서에 글도 썼다. 이 엽서는 다음날 베르사유 우체국에서 붙였는데..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고 있다. 내가 분명히 Air mail이라 했는데… 분명히 고개를 끄덕끄덕해주던데… 신뢰는 가지 않았다. ㅜㅜ
> 뤽상부르 공원, 르네상스 양식의 인공 공원으로 현재는 국회 상원 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한때 보들레르, 릴케, 베를렌느 등의 산책장소로 유명했다는데.. 그들의 마음도 나와 같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