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8년 7월월

조증 상태

2018.7.29. 일낮

커피 마시고 잠 안오는 날 밤에 했던 생각들,
오랜만에 공부하면 자극 받아 머리에 파바박 떠오르는 아이디어들,
이런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내 생체리듬이 가장 고조되어 있는 조증의 상태일 수 있으니..
이때 필 받아서 일을 벌여 놓으면 생체리듬이 정상으로 돌아가거나 저조한 상태가 되었을 때 따라가기 힘들어서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그래도 빛나는 생각들은 적어놔 볼게. 사라지면 아까우니까.
생체리듬이 한바퀴를 돌아와 다시 힘이 생기면 시도해볼 수 있잖아?
그렇게 몇번의 조증 상태를 반복하다보면 퇴적층처럼 층층이 꾸준히 쌓여가는 것도 있으리라.

미움받을 용기

2018.7.21 토밤

누가 화를 내면 기가 팍 죽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사람들의 마음이 좋은 상태에 있기를! 노력했던 것 같다. (방긋 방긋 웃어댔다.)
그렇게 눈치를 보다보니 ‘화’라는 최대치 감정뿐 아니라 ‘무표정’, ‘무관심’ 같은 작은 감정 신호에 까지 민감해져버렸다.
내 얼굴에서 표정은 점점 없어졌다.

오늘 여기와서 두 번째로 ‘Don’t be scary(or serious), It is fun(you can smile).’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아서 웃어보였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웃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객관적 사실을 말하는 평범한 문장들마저도 나에게는 부정적 의미로 와서 꽂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십번 그 상황, 그 멘트를 곱씹은 후에야 머리 속으로만 ‘그것이 그렇게 심각한 부정이 아니었다’는 마음 챙김을 할 수 있었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칼을 맞은 것처럼 고통스러워서 아픔이 차오른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건 한 두번에 끝날 일이 아니고 내 삶 전체에서 계속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항상 좋은 상태에 있기를 꿈꾸면서, 좋은 상태가 아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인상을 쓰고 울상을 짓는것’

어떻게 벗어나야할 수 있을지 모르면서도
이 내 마음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쓰는 글이다.

소갈비찜

내 마음을 들었다놨다 소갈비찜

요즘 수미네 반찬을 열심히 보면서 요리의 느낌을 배우는 중이다.
젓갈, 해산물, 제철 채소, 조미료 등이 부족해서 똑같은 것을 따라만들 수는 없지만
요리의 순서, 식재료를 다루는 방식 이런게 도움이 되게 많이된다.

그러던 와중에 마트에서 만난 맛있게 생긴 소갈비 4쪽을 8달러에 사서 갈비찜을 해보기로 했다.
아직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요리라기 보다는 실험 수준이어서 과감한 양은 시도하지 못하고
망해도 안 아까울만큼~ 한끼 겨우 맛있게 먹을만큼의 2인 식사를 준비한다.(그래도 한끼 맛있게 먹고, 다음 날 간단하게 또 먹을 만큼 양이 나온다.)

등갈비 김치찜이랑 요리방식이 비슷한것 같으면서도 어려워보여서 시작부터 마음이 부담스러웠다.
김수미 선생님 하는 거를 보니까, 모든 식재료의 잡내 제거를 열심히 하시더라. 청주 넣고 살짝 데치거나, 생강과 마늘로~
여기에서는 아직 생강을 못찾았다. 마늘도 TV 프로그램에서 처럼 과감하게 투여할만큼 있지 않다.
(깨소금, 고추가루, 된장, 고추장, 다진 마늘~ 여기서는 다 귀중한 식재료인데 과감하게 팍팍~~ 넣더라는) 어쨌든 그래서 나는 작은 양을 소소하게 요리하는 노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소갈비를 물에 담가 피빼고 잔여물 빼서 안심(安心) 1회, 물에 남은 와인 넣고 소갈비를 살짝 데쳐서 안심 2회! 그리고 중간 중간 후추 뿌리기~ 이게 내가 여기에서 주로 사용하는 잡내 제거 방법이다.

그동안 냉장고에서 남은 야채들을 다 꺼내본다.
어느날 베이컨+미트볼+통조림콩+볶음 야채로 맛있게 서양식 점심을 먹고난 후에 이게 참 편한데~ 이렇게 계속 살면 건강이 나빠지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건강 식단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중인데, 내가 반찬을 따로 만들 수는 없으니.. 고기 요리를 하더라도 야채를 많이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끓는 물에 각종 야채가 들어가면 건강한 맛이 되어 마음도 편하고 소울도 채워지는 느낌이다. 파, 양파, 당근, 감자, 마늘, 브로컬리 얘네들이 나왔다.
대파가 한국요리에서는 잡내도 잡고~ 식감도 내고, 맛도 내고 정말 많이 사용하는것 같은데~ 여기서는 파도 과감하게 쓰진 못하고 허브처럼 아껴쓰고 있다.ㅋㅋ 그래서 인터넷 레시피와는 다르지만, 따라가는 수준으로 야채를 투여해본다.

여기와서 음식을 열심히 만들어도 맛이 없다고 옛직장 쌤한테 징징거렸더니, 미국 고기가 좋으니 갈비 양념을 사서 해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갈비 양념을 한통 사왔었다. 인터넷 레시피들은 계량도 하고 배도 갈아 넣어가며 양념장을 만들지만, 양념장을 직접 만들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는 정말 좋은것 같다. 그래서 사온 갈비 양념에 LA갈비도 해먹고~ 이번 갈비찜에도 쓰려고 한다.
물에 갈비양념을 넣은 양념물에 아까 데쳐둔 소갈비를 익혀낸다. 양념을 얼마나 넣을지가 고민이 될텐데.. 김수미 선생님이 자꾸 색깔보고 이만치 저만치 넣으라고해서, 나도 그냥 내 느낌대로 양념을 넣어도 된다는 믿음(?) 그런게 생겼다. 너무 자극적이면 물을 더 넣고 싱거우면 양념을 더 넣어야지. 기본 중에 기본인데 나를 믿어주는게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뭔가 파를 크게 썰어 넣고, 양파 반쪽을 통째로 넣어보았다. (잡내 계속 제거하고, 국물이 맛있어지라고?)
끓이다가 당근이랑 감자를 썰어 먼저 넣고, 딱딱한 야채들이 익어갈 때~ 양파 작게 썰은 것이랑, 브로컬리 쪼개 넣었다.(아까 반토막 양파는 빼냈음) 마늘도 까서 통으로 넣었다. 야채들이 잔뜩 들어갔으니 맛있고~ 건강하고~ 고기가 몇개 없어도 먹을 게 많아서 좋다.

긴장되는 순간은 언제 고기가 먹기 좋을만큼 익느냐는 거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긴장과 스트레스 모드로 요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내 미간에 빡 박혀있다. 인상파 요리다…
배도 고픈데 1시간 이상 걸리는 이런 요리들은 아직 나에겐 스트레스다. 왜 이렇게 힘들게 요리를 하고 있는지 슬프다. ㅜㅜ
부드러운 소갈비는 뼈에서 딱 떨어지는 그런 건데~ 물에서 오래 끓이고 있으니까 점점 고기는 딱딱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오래 끓일지~ 지금 당장 먹을지 고민한다. 근데 겉으로 보기엔 고기가 너무 퍼석퍼석하고 딱딱해 보여 점점 더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나의 인내심을 위해~~ 드라마를 다시보기 하면서 고기가 익기를 견뎌보지만.. 또 이내 참지못하고 먹기로 결정했다.
남편이 블로그 하려면 사진 찍으랬는데… 고기 비주얼이 너무 우울한 나머지 사진도 안찍었다. ㅋㅋㅋ

드디어 먹는다! 고기가 뼈에서 딱 떨어지진 않지만~ 한 부분을 뜯어내어 입으로 물었는데~ 부드럽다!
와 천만 다행다행다행 갑자기 내 얼굴에 천국의 미소가. ‘부드럽다!!’ 게다가 틈틈이 붙은 지방도 쫄깃 쫄깃 넘 맛있어~ 한국의 맛이다!
맛있는 고기 + 판매하는 양념장 + 다양한 야채가 만들어낸 맛이지만, 이런 갈비찜이 오늘 저녁 나에게 와준 것에 감사한다. 갈비 한 쪽을 서로 하나씩 들고 얼마나 아껴가며 뜯어 먹었는지, 그 아끼는 마음이 나를 더 뿌듯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와서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음식을 평가할 때, overcook, undercook을 이야기하면서 음식이 terrible하다고 평가한다. 나는 그래서 terrible한 음식을 만들지 않기 위해 overcook과 undercook 사이에서 완전 갈등을 때리고~ 그래서 이렇게 갈비찜 하나 만들면서 엄청난 감정의 기복을 경험했다는 이야기.

갈비찜은 다시 추억의 맛으로! 그리고 recipe 페이지의 컨텐츠로~ 그리고 오늘 아침은 남은 양념에 밥 비벼 먹는 걸로.

 

*레시피 페이지는 ‘주관적 레시피의 보완 및 맛내기 능력 향상’을 위해 세세한 부분에 대한 코멘트와 또 다른 요리 Tip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최상급

2018.7.10 화낮

채플힐 생활을 최상급(the best)으로 표현하면 위와 같은 사진
나머지 날들은 그냥 그렇게 평범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