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갓 태어난 아기는
아늑했던 엄마의 뱃속을 잃어, 탯줄을 잃어 그토록 엉엉 울었던 걸까?
답 없는 울음 속에 내던져지던 그 시간들이 어쩌자고 다시 돌아왔다.
나와 한 몸이던 로빈이가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을 수록
로빈이게는 재미있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지만
무언가 속상하게 잃어가는 것이 있어 보인다.
의존과 독립의 사이에서. 엉엉 울면서.
두 살을 코앞에 두고 로빈이는 오랜 시간 의지했던 손가락 빨기를 내려놓는다.
로빈이에게 그 손가락은 아마 모유의 기억을 이어주었던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나를 다독이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개발해야해.
그런데 그게 손가락 빨기 하나였던 로빈이는, 아직 대안을 찾지 못해 엉엉 울고있다.
로빈이를 다독이기 위해 내가 미리 개발해놓은 노래부르기, 이야기해주기, 맛있는 것 먹기, 안아주기 아무것도 통하지 않자 결국에는 나도 으앙 울음이 났다.
그리고 서로 천천히 진정이 되었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나를 다독이는 방법을 여러가지로 개발해야하기도 하지만,
그냥 다만 덮어놓고 같이 울어도 되는지도 모르겠다.
로빈이를 앞에 두고
요즘은
점점 잃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의 무게를 무겁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