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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로빈이 출산후기

최근에는 출산 시, 출산을 유도하는 유도분만과 척추에 하반신 마취 주사를 맞는 무통주사가 일반적이다. 나도 출산을 앞두고 ‘어떻게 출산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을 해야했다. 이때에 내 생각은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것이다’였다. 아기가 나오고 싶을 때 나왔으면 했고, 이에 따라 나의 신체 기관들이 서로 신호를 잘 주고 출산을 촉진시켜주길 바랐다. 그리고 나는 출산의 고통도 무서웠지만, 더 무서웠던 것은 척추에 주사를 맞는 것, 그리고 마취가 되어서 로빈이가 내려오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해 어떻게 힘을 줘야하는지 모르게 되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무통주사를 맞지 않겠다는 생각에 대해 ‘너무 힘들거다’라고 했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무통주사 없이 아기를 낳는 것은 정말 트라우마가 될 정도로 죽을듯이 아팠고, 출산 과정을 모두 지켜본 남편은 내 얼굴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고통의 표정을 보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 고통은 무통주사가 생기기 전 우리 엄마, 우리 할머니, 그 위의 할머니 모두가 알고 겪어낸 고통이다.

출산 직후에는 고통의 기억이 너무 괴로워서 밤잠을 설치고, 다시는 아기를 가지고 싶지 않다는 처참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기에 초산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아기를 낳았고, 자궁문 10cm가 열린 후에 로빈이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1시간보다 짧았다. 중간에 로빈이가 힘들어서 심박수가 낮아진다고 했을 때는 아픔도 모르고 있는 힘껏 밀어냈던것 같다.

그리고 나는 출산 후 내 몸의 회복 속도, 모유 수유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이 무통주사를 맞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고 있다. 나는 자연스러운 것의 힘을 믿고, 용기를 내어 선택을 한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