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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방 나오기

한국으로 return 하기 전에 애착과 심리치료 완독하기.
‘애착과 심리치료’ 책이 알려주는 갇힌 방에서 나오는 방법, 알려드림!! (그림- 내가 파워포인트로 그린 그림)

1. 두 사람이 만나면, 상대방에게 지금까지 자신이 맺어오던 관계맺기 방식을 덧씌운다. 상대방에게서 엄마가 보이고, 아빠가 보이고, 애인이 보이고, 옛날 그때 그 친구가 보이는 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현상이다. 상대방도 아마 자신의 어떤 누구를 나에게서 보고 있을 것이다. 과거 경험을 갖고 있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새로운 다이나믹한 관계를 형성한다.

2. 엇! 그런데 인간이란 누구나 취약한 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전 관계 패턴을 반복하다보면 자주 빠지던 함정에 또 빠지게 된다. ‘아~ 나 항상 이 부분이 어려웠었지.., 아~ 나는 또 안되는가 보다.’ 이 부분이 자신이 ‘매몰’되는 지점이다. 벌겋게 열이 올라 어찌할지 모른다. 이전의 어려움을 반복하느냐, 새로운 관계 패턴을 만들어내느냐 사이에서 두 사람은 서로 공모하거나 충돌하면서 벌어진 틈을 매워 나간다.

3. 그렇다면 갇힌 방에서(매몰)에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애착과 심리치료 책은 정신화와 마음챙김의 이중나선 구조를 제안한다. 갇힌 방을 여유로운 공간에 내어놓고 살펴보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구체적으로, 깊은 호흡을 하면서 현재 자신의 상태(신체, 감각 등 비언어적인 영역)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면 여유의 공간이 생긴다. 그리고 그 여유로운 공간에서 우리는 통찰의 기회를 만든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면서 이전과 다르게 의미를 부여해보기도 하고, 과거-미래와 연결하여 맥락을 찾기도 한다.

4. 마음챙김과 정신화는 두 명 다 해야한다. 상담 관계에서라면, 상담사 자신이 먼저 마음챙김과 정신화를 해내서 내담자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둘 다에게 이런 ‘건강한 마음 운동’이 습관화 된다면 점차 관계에 대한 자각의 영역이 넓어지고, 그 안에는 융통성, 유연성, 주체성 이런 좋은 것들이 스며들어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극복해나갈 수 있는 튼튼한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이전에 방에 갇힌 줄 알았다면, 이제는 창문과 문을 내 의지대로 열고 닫으면서 내 방에 방문한 이들을 호기심과 기쁨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참고 도서: 애착과 심리치료, David J. Wallin 지음, 김진숙, 이지연, 윤숙경 공역, 학지사, 2010

 

–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파트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다.
익숙한 배경으로 돌아가 내가 원했던 변화가 지속되도록 하는 것. by Kottler, J.A.(1997) Travel that can change your life.

갇힌 방

2018.11.6. 화저녁

비바람이 심하게 몰아칠 때에는 방문 창문을 걸어 잠그고 조용히 그 안에 들어가 있는다.
아무리 세게 비바람이 몰아쳐온다고 해도 문을 잠그고 조용히 있으면 안전하기 때문이다.
비바람이 잦아들어 햇빛이 비치고 산들바람도 불어오는 것 같으면, 창문을 열어볼까? 문을 열어볼까?
좋은 날씨 덕분에 방 안에 있어도 한층 여유가 있다. 나는 이 방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한다.

그동안 이 집에 앉은 것도 아니고 선 것도 아니게.. 잔 것도 아니고 깬 것도 아니게..
그렇게 어정쩡하게 있었다.
아무래도 자세가 불편한 것 같아서, 조금 더 두 발 두 팔을 펼쳐볼 수 있을까 방을 바꿔본다.
새 방에는 무엇이 찾아오나?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속에서 창문과 문을 닫았다가 열었다가, 열었다가 닫았다가 덜커덕 덜커덕 반복.

더 이상 비바람도 없고, 새 방도 찾은 나를 자유롭게 꺼내놓을 수 없는 이유는
내가 딱 그만큼 갇힌 눈으로 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의외의 목소리를 가진 새들의 방문처럼 어떤 의외의 순간에 조금이나마 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면, 새가 창문을 열게하고, 새소리를 들으러 나가고,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걸어 나가고, 사진을 찍고, 바람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그렇게 새로운 움직임의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내 방에 들고 나가는 것들을 나를 해치는 무서운 것들로만 보지 않는다면,
내 방에서 일어난 일들을 내 식대로.. 갇힌 눈으로만 보지 않는다면,
창문과 문을 활짝 열어두고도 내 방에 들고 나가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환기도 잘되고, 웃음 소리가 있는 내 방을 그리며.

– 드라마 ‘최고의 이혼’의 네 주인공이 자신만의 한계에 갇힌 방으로 묘사되는 것을 보면서,
휘루가 어느 날 새로운 시선으로 석무를 보자 집 안에 맛있는 음식과 꽃과 대화가 찾아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상담사와 내담자 사이에서 어떤 관계 변화가 오고 가는 지를 읽으면서,
각자 갇힌 방에서 좋은 것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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