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조심조심 육아

아가에게서 나를 본다.
아가는 있는 그대로 또 하나의 새로운 아기일테지만 거울처럼 나를 비추어 본다.

아기가 넘어짐없이, 실수 없이, 상처없이 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서도
여러번의 시도와 실패를 거쳐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일단 나는 가능한 많은 사고와 변수를 막아보고 싶다.
나는 그렇게 준비하고 조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다.

우리 아기도 조심조심 시도한다. 여러번 관찰하고, 천천히 다가가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세심하게 살핀다. 조심조심 크는 아가가 고마우면서도, 앞으로 이렇게 조심조심 사는 것이 얼마나 아가에게 마음 졸이는 일일까 생각하며 마음이 흔들흔들하다.

로빈이에게 똑똑 두드려서 딱딱한것은 부딪히면 아프고, 부드러운 것은 아프지 않다는 것을 알려줬다. 그랬더니 온갖 물건을 두드리며 다니는 그 꼴이 아주 귀엽다. 내 생각과 마음이 온갖 경우의 수를 두드리듯, 로빈이는 온갖 물건을 두드려본다.

너의 앞날이 안전하기를, 너의 앞날이 건강하기를, 그러면서도 두려워하는 시간은 짧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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