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가 깨어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힘겹게 끌어모아 사용하고 있던 체력의 한계가 점점 느껴지고 있다.
정신이 너무 없고, 육아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요리와 멀어졌다.
나는 아가가 낮잠을 자면 그동안 요리를 준비하는 평화로운 일상을 상상하고 꿈꿔왔는데,
그런 일은 아직까지 오고 있지 않다(현재 162days).
고통스러움과 소진은 내가 다 해야한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것 같다. 요리도 내가, 육아도 내가, 이것을 다같이 소화하지 못하면 실패한것 처럼 느껴지는 마음.
그런데 이제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것에도 한계가 느껴지고, 정말 영양 보충, 식사 다운 식사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점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배고픔이 느껴지면 나의 정신 상태는 아주 너덜너덜 해져버렸다. 곧 울것 같은 아기를 옆에 앉혀두고 식사를 하면 체하는 일이 쉬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결단을 하게되었다. 내가 제일 못하겠는 일(자기 전에 엉엉 우는 아이 재우기 -> 남편은 가능함)을 과감히 포기하고 그 시간에 요리를 해서, 아기가 잠든 후에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직 본격 요리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분명 우리는 아기가 잠든 후에 편안한 저녁 식사로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시간을 가지고 침착하게 요리한 맛있는 요리를 앞에두고 천천히 먹으며, 음료를 곁들이고, 가능하면 디저트로 마무리를 할 수도 있다.
잘 먹게 되어 좋다. 앞으로도 냉장고에는 간식이, 다음 요리 식재료가 차곡 차곡 왔다가 뱃속으로 사라지는 삶을 꿈꾸며, 또 자라나는 아기와 함께하는 즐거운 식사 시간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