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상담 (치료 관계)

상담에서 내가 맺고 있는 치료 관계를 되돌아보기 위한 글이다.
나는 앞으로도 치료 관계를 적극 활용하는 상담을 하고 싶다. (애착과 심리치료, TLDP)

나에게 있어 상담자-내담자의 치료 관계는
사랑과 관심을 바탕으로 하는 따뜻한 관계 더하기 내담자의 관계 패턴이 발현되는 장소이다.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의 3요소는 관심(interest), 공감(empathy), 이해(understanding)로 알려져있다(정신역동적 정신치료, 2016). 기쁘게도 나는 누군가를 만나면 이 세가지가 즉각적으로 작동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으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도 알것 같다. 물론, 이러한 나의 모습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이렇게 마음이 흘러가는 것이 효과적인지, 왜곡은 없는지는 그 후의 문제이지만 일단 나는 기꺼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

내가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내밀고 있는 손과 눈길을 마주한 내담자들 중에, 어떤 이들은 그냥 떠나고, 어떤 이들은 잠시 머물렀다가고, 어떤 이들은 오래 함께 있는다. 그 방법은 다양하지만, 내담자가 ‘어느 특정 기간 동안 선생님과 이야기를 할래요’라고 마음 먹는 순간 치료 관계가 시작된다. 개별적인 너와 나가 아니라 치료 관계라는 일종의 합의와 계약이 내재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이러한 계약관계의 시작을 조금 더 튼튼하고 안전한 구조로 만들어 가질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둘지에 대해서 고민이 있다. 그러나 잊지 않고 싶은 것은 치료 관계는 약속이며, 서로를 존중하는 선을 지키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치료 관계에는 내담자의 관계 패턴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분명히 상담사의 관계 패턴이 함께 호응한다. 내담자에게 호응하는 상담사의 관계 패턴을 스스로 인지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상담사의 평생 과제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비윤리적, 비치료적인 나의 관계패턴이 있을것 같다는 불안함을 심하게 느끼지는 않지만, 상담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에도 항상 한 구석에 남아있는 두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에는 제외하기로 한다.) 1)나는 내담자가 주변 대인관계에서 그토록 받고 싶었던 관심과 이해, 애정을 주려고 노력한다. 이 때, 나는 내담자가 기대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대체인물이 되는 것이다. 또 어느날 내담자는 고민이 되는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궁금해하는데, 그럴 때 2)나는 그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기도 한다. 내가 그 상대방이라면 무엇을 느낄지, 무엇을 원할지 내담자에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는 가상의 상대가 된다. 그리고 3)나는 내담자-나의 관계 사이에서 내담자로부터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내담자가 상대방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어떤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지 느끼면서 어떤 느낌이라고 말해주기도 하고, 예뻐해주기도 하고, 대결하기도 하고, 도전하기도 한다. 마치 실험재료 처럼 나의 역할을 바꾸어 가며 내담자에게 똑같은 경험이 아닌 다양한 경험 속에서 어떤 새로운 인식이 생기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book: 정신역동적 정신치료 임상매뉴얼, Deborah L. Cabaniss, Sabrina Cherry, Carolyn J. Douglas, Anna R. Schwartz 공저, 2016, 박용천, 오대영 공역, 학지사 를 공부하는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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