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먹기

2019.3.4 월저녁

어느 날엔가 부엌이 얼핏 내 일터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식칼이 흉기가 아니라 손에 붙은 도구로 느껴졌다. 어떻게 장보고 어떻게 요리할까는 끝나지 않는 난제이지만,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 방법을 찾는 중이다.

나는 왜인지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심한 편이다. 먹을거 사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먹으려고 만나는 모임을 좋아하고, 맛있는 것을 먹어야 행복하고, 배가 고픈데 먹을게 없으면 정말 미칠것 같다. 배고파서 화나는 Hangry는 내 안에 감추고 싶은 악마 같은 거다.ㅎㅎ

그러다 갑작스레..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요리하고 먹는 행위를 즐겨보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이를 발전시키기로 마음을 먹게되었다. 구체적인 목표들을 나열해보면, 1)새로운 요리법을 시도한다. 2)차근 차근 요리한다. 3)냉장고를 경영한다. 4)먹을만큼만 조리한다. 5)남은 음식은 새로운 반찬으로 전환하여 한 끼 더 먹는다. 6)제철 과일을 챙겨 먹는다. 7)정말 엄청 맛있는 요리를 삶에 틈틈이 선물처럼 넣어준다.(외식 인건가?) 8)요리를 정말 못하겠는 날을 위한 인스턴트 식품을 준비해둔다. 9)오늘의 차 또는 오늘의 커피를 준비한다. 10)천천히 먹는 시간을 즐긴다.(이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오늘 시도한 나의 실험을 한 가지 소개해본다. 밖에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에너지가 털려서 너무 배가 고프고 그런데 먹는 것을 만들기 위한 힘이 하나도 남지 않아서 절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어떤 기분이냐면 라면을 후루룩 끓여먹고 싶은 기분, 오늘은 제발 외식하자고 외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 휘몰아치는 Hangry의 충동적인 상태를 극복해보기로 했다. _집에 들어와서 차분히 물을 끓였다. 홍차를 탔다. 4분 우려나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쿠키를 딱 하나만 꺼냈다. 그렇게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쿠키 하나를 여러번에 나눠 먹었다. 다행히도 진정이 되었다. _ 마음챙김 먹기는 내 앞에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에서부터 시작해서, 음식이 나에게 일으키는 신체적 변화를 느끼고, 또 음식을 섭취하면서 그 식사의 과정을 온전히 경험하며 먹는 것을 말한다. 그런 것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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