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하는 혼자 여행의 반을 채우는 일은, 잘 곳을 찾아 헤매이는 일이다.
Asking을 싫어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Asking을 하는 나로 인해 고생하는 것은 나의 다리다.
Dublin에서 호스텔을 찾기 위해 어딘지도 모르는 거리를 걷고 걸어 헤매이고,
Bally castle에서도 B&B를 찾아 집과 집 사이를 누비는 일. 지도는 필수다.
누구나 그렇겠지? 잘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일은 정말로 불안한 일이다.
일단 잘 곳이 정해져야.. 좋은 곳이든 멋진 곳이든 편안하게 감상하고 느낄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시간이 많이 흘러가 버려도 꼭 먼저 해야하는 일.
2. 내가 여행지를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Public Transportation이 바람직한 동선으로 존재하는가이다.
한움큼 가지고 있는 교통수단 timetable과 노선도 지도들.
여행이 신나고 즐거운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신속하고 저렴하고 편하게 그곳에 가서
신속하고 저렴하고 편하게 내 방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아무도 잡아주지 않는 이곳에서
내가 의지할 것은 정확한 시간이 적힌 information과 정확하게 그려진 지도 한 조각.
3. 내가 여행을 하면서 평소와 다른 점은 아주 돈을 팡팡쓰고 다닌다는 것이다.
카드로 긁었던 금액들이 2주일이 지난 후,
한국 돈으로 변환되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와서 덜컹덜컹하는 마음이다. 한국에서라면 절대 하지 못 할일. 코스요리에 디저트까지 챙겨먹는 일.
이 곳에서 여행을 할 때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을 여행하듯이 여행한다.
인생은 길고 기회는 많아서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내 생애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장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있자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도 내가 여행하는 장소도 어쩌면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아무리 세상이 가까워졌지만 내가 여러 사람이 아니고 내가 동시에 여러 곳에 있을 수 없는 만큼
모든 것은 한정적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 1분 1초의 시간도 아깝고 하나라도 놓이는 것이 있을까봐 마음을 놓기가 어렵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먹는 것도 다시는 기회가 없어, 이렇게 사는 것도 다시는 기회가 없어.
하는 마음으로 아주 비싼 음식을 사 먹는 것이다. 그리고 사고 싶다면 사는 것이다.
한국에서 내가 매일 살던 곳에서 살 때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오늘의 일은 내일에도 또 올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의 자리에서 어제와 내일과 그 주와 그 달을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살아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인듯이 사는 일은 눈물을 글썽이게 한다.
하나 하나가 감동이고 의미 있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인 그 길이 나에게는 다시는 오지 못할 그곳이 되버리는 것.
나에게 다가오는 하나 하나의 새로운 길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우리집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그 길이 떠오른다.
그 많은 길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걸었던 길, 앞으로 돌아가서도 열심히 걸을 길.
만나는 길과 같은 인생이다.
특별하게 마지막으로 강하게 다가오는 길이 있고,
언제나 일상적으로 은근하게 있어주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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